2023/03 27

인간관계

인간관계의 핵심은, 인간은 대단히 질투심이 강한 동물이라는 것을 유념하는 것이다. 인간은 다른 동물과는 달리 사회적인, 생각하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모든 사회적 동물은 서열이 있기 마련이고, 서열에 매우 민감해서 그것이 질투심으로 발로된다. 집단주의적 성향이 강한 한국인들이 특히 그러하다. 그래서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을 가진 세계 유일의 민족성이다. 상대방의 질투심을 불러일으켰다가는 언젠가는 불이익을 당하거나, 화를 당한다. 어쩔 수없이 상대방의 질투심을 불러일으켰다면 반드시 그 질투심을 누그려뜨려 주는 뒷처리를 해야 한다. 이것만 유념해도 인간관계를 실패할 일은 별로 없다. 사람들이 그토록 겸손을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지만 겸손을 위한 겸손은 하지 마라, 위선이다.

2023.03.26

무념과 지혜

결국은, 모든 윤리도덕과 덕목들은 하나의 지팡이에 불과하다. 지팡이는 신체발달이 덜 되었거나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는 필요하지만 제대로 성장한 건강한 사람에게는 거추장스런 장애물이다. 그렇듯이 윤리도덕이나 덕목 또한 그런 지팡이와 마찬가지다. 자신의 경험을 중시하고, 자신의 경험이 없는 경우는 타인의 경험을 존중하라. 자신의 경험이 쌓여서 거기서 어떤 앎이 축적되면 그것이 바로 지혜다. 윤리도덕이나 덕목이 씌여 있는 경전으로써는 지혜를 얻을 수 없다. 다만, 그러한 것들은 자신의 경험을 비춰보는 거울이 될 수는 있다. 윤리도덕과 덕목은 어디까지나 정형화된 개념이나 관념이지, 무념이 아니다. 반대로, 지혜는 정형화된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서 달리 감응한다. 높은 지혜는 무념의 상태에서 나오는 직관이다. 그..

칭찬과 꾸중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다. 그러므로 칭찬으로써 상대를 교도해야 한다. 반면, 꾸중을 듣기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므로 꾸중으로써 타인을 교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대개 자신의 화풀이로 끝난다. 사실상, 꾸중을 듣을 줄 아는 상대라면 꾸중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다. 이미 스스로 반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꾸중은 별무소용이다.

2023.03.18

철없었던 결단

마산고 1학년 때, 나는 방바닥에 몸을 뉘기만 하면 그대로 가버리고 싶은 생각 뿐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유로운 나 자신의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서였다. 당시에 마산고 1학년 5반의 박영수군은 겨울방학동안에 자살을 감행하고 말았다. 진영대창국민학교 때 어린이회장을 했고, 나와는 급이 다르게 영리했던 친구였는데, 운명을 달리한 것은 용기의 차이가 아니면 차남과 장남의 차이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때로부터 근 10년이 흐른 후, 군복무 후 복학을 해서도 동일한 이유로 심히 고뇌했다. 우리 사회가 영화 '뻐꾸기둥지위로 날아간 새'가 보여 주듯이 마치 정신병동처럼 보였다. 주인공 잭 니콜슨은 정신병원에 강금당하여 뇌수술을 당하여 식물인간이 되어버린다. 주인공과 마찬가지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정신..

이야기 2023.03.16

무개념, 그리고 무념 & 무심

개념미술이 현대미술을 망치고, 개념시가 현대시를 망치고, 나아가서 현대가곡을 망쳐버렸다. 개념이나 이념과 같은 사념 나부랭이들이 인간의 감성을 압도한다. 인류가 아무리 이성적 동물이라고는 하나 인간존재는 어떤 동물보다도 더 감성적 동물인데. 무념과 무심은 무개념으로 치부되어 퇴색한 옛날 사진이 되었나 보다. 그리하여, 이제는 사념이 인간성을 지배해버리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AI가 논문을 쓰고, AI가 그림을 그리고, AI가 시를 짓는다는 세상! 인류가 인간성을 상실하는 것이 소위말하는 인류의 종말을 말하는것은 아닐까. 여호와가 바벨탑을 부순 것은 실패로 끝남으로써 인류의 구원은 물건너 갔나 보다.

단상 2023.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