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와 잣대
세상의 모든 사물과 사태를 엄밀하게 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재는 것 자체를 버리는 것은 더 중요한 일이다.
이것은 소설가 이외수가 한 말로서 대단한 통찰력을 보여준다.
이외수가 말하는 '자'는 어떤 척도를 말한다.
그가 말하는 척도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그것은 윤리도덕을 비롯한 여러가지 선의의 고정관념을 말하는 것이다.
좌파들은 성장하면서 학교에서 배워 온 것들, 이외수가 말하는 '자'를 버리지 못한다.
항상 그 '자'를 휴대하고 다니면서 세상의 온갖 일에다가 갖다 대기를 즐겨한다.
그래서 그들은 아무 사물에 대해서나 자신있게 비판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은 실재로는 사물을 보지 않고 갖다 대는 '자'에 눈을 고정시킨다.
그래서 이외수는 '자'로써 재는 행위를 그만두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 것이다.
그런데, 좌파들은 자신이 소지하고 있는 그 '자'를 자신에게 갖다 대는 일은 좀처럼 없다.
자신에게 갖다 대었다가는 더러운 냄새를 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의 몸에서 나는 냄새를 맡을 수 없으면서도 세상의 여러 악취에 대해서는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자신으로부터 나오는 냄새를 맡을 수 없는 좌파들은 언제나 내로남불이며, 쉽사리 부패하기 마련이다.
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고 하였지만, 좌파들은 결코 자신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들이 자기자신을 알게 되면 모든 문제는 서서히 사라지게 되어 있다.
좌파들은 자신을 돌아보지 않으므로 세상의 문제들을 해결할 능력이 없다.
그 모든 문제는 내가 아니라 너에게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영리한 좌파들이라 할지라도 정신적 성장이 이른 시기에 멈춰버린 사람들이다.
그들은 아무리 오래 살아도 세상을 모른다.
세상을 살아보는 것이 아니라 잣대를 통하여 세상을 상상하면서 살기 때문이다.
그들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볼 줄 모른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자'라는 것들은 평등, 민주, 인권, 주권, 공평, 공존, 등등이다.
그들은 피흘리기를 선동하면서 그런것들을 쟁취하라고 목청을 높여 왔지만
인류가 절멸할 때까지 이루어지지 않는 상상에 불과한 것들이다.
만일 이루어진다 할지라도 그때는 죽음의 사회가 되고만다.
세상은 불균형으로써 생동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처럼.
불균형이 곧 에너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