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부자와 노예
박희욱
2025. 5. 15. 11:51
이땅의 사람들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덜먹이면서 부자들이
자신들의 부를 사회에 환원하지 않고 자식들에게 유산으로 물려주는 것을 비난한다.
그러면서도 자신들이 부자가 되지 못한 무능력을 자책하는 일은 없다. 마치 자신들은
단지 욕망이 없어서 부자가 되지 않은 것처럼 말한다. 자신의 무능을 외면하는 것이다.
부자들은 재산을 모은 것 자체가 이미 국가와 사회에 기여한 것이다.
그들이 납부한 세금은 말할 것도 없다. 부자들의 절세를 비난하면서
자신은 비난하지 않는다. 절세할 것이 없거나, 절세할 자격이 있는 듯이 여긴다.
가진 것이 없는 사람들은 마치 자신들은 면죄부를 받은 양 한다.
사실, 노예들은 국가와 사회에 대한 의무가 없다. 약자코스프레만 있다.
시키는 일만 하면 되니까 불평불만은 있어도 무슨 책임이나 의무가 있겠는가.
이땅의 사람들의 근성은 노예근성이기 때문에 부자들을 비난는 것이다.
실재로는 이땅에 노블레스는 없다. 아니, 모두가 노블레스다. 아무도 노블레스를
인정해주지 않는다, 다만 책임과 의무를 추궁할 때만 노블레스로 인정한다.
없는자들은 서민이라는 이름으로 법의 보호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여긴다.
그들은 사회에 기부한 사람들한테 박수칠 의무는 있지만,
부자들에게 가진것이 많다고 기부하라고 다그칠 권리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