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의 변
오늘 인천공항으로 올라가서 내일 새벽 1시에 베네치아로 출국한다.
오랜 해외여행경험에도 불구하고 조금 긴장이 되는 것은 숨길 수가 없다.
첫번째 유럽여행은 1990년도에 35일간의 배낭여행으로 시작했다.
그 이후,1개월간의 가족 렌트카여행을 했고, 6주간의 유럽 미술관여행,
3개월간의 북유럽자전거여행, 근 4개월간의 잉글랜드,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자전거여행, 1개월 정도의 알프스 트레킹여행, 등 6번을 했고,
그리스, 터어키 여행까지 합하면 7번을 여행했다.
이탈리아 돌로미티는 1991년도 렌트카여행 때 밀라노에서 가려다가
두번이나 길을 찾지 못하고 돌아와서 포기한 적이 있다.
그러니까 35년만에 재도전하는 셈이다.
해외여행은 언제나 심한 스트레스를 가지고 출국하게 되는데 이번은 그나마 편안한 편이다.
24일간의 짧은 일정 때문일 것이다. 또, 정 힘이 들면 귀국을 앞당기겠다는 배짱도 작용한다.
90만원 싼 항공권이라 카타르에서 환승하는데 5시간이나 기다려야 한다.
사실 돈만 많다면 걱정할 일도 없다. 항공편도 직항편 비즈니스석을 이용하면 되고,
요금 걱정하지 않고 아무 호텔이나, 아무 식당이나 이용할 수 있으니 걱정할 일이 없다.
여행이 두려움을 주는 근본적인 이유는 편안한 일상을 떠나는 것이 그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여행을 떠나는 이유도 일상을 떠나기 위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큰 어려움은 없지 싶다. 대여섯군데 1일 15km이상을 걸어야 하는 코스가 있다.
캠핑장이 만원이 되는 날이 없기를 기대한다.
그래서 성수기가 오기 전에 조금 이른 시기에 떠난다.
이번 여행이 명상여행이 되기를 바라지만 언감생심인지 모르겠다.
탠트 속에서 홀로이니 음악을 듣거나 명상을 할 수밖에 없다.
전에도 이런 생각을 해봤지만 실천되지는 않았다.
이번에는 진짜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나 자신을 관찰해보려 한다.
7월 12일 귀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