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글

반창회

박희욱 2023. 3. 9. 06:12

올해도 어김없이 봄이 왔습니다.

봄은 언제나 다시 오지만, 한 번 지나간 봄은 흘러간 강물처럼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나는 2016년도에 돌아온 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제주도환상자전거길을 달렸던 적이 있는데,

올해도 3월 19일에 자전거를 가지고 다시 제주도로 갑니다.

 

처음에 나는 이번 반창회 참석을 사양했습니다만, 류장춘이가 두번이나 내게 이렇게 말하더군요.

"희욱아, 꼭 참석해야한다이!". 그래서 나는 그 '다이'라는 말에 변심되고 말았습니다.

참석을 사양했던 것은 워낙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 성격이라서 만나 봐야 

반갑기는 하겠지만 서로 얼굴만 보고 겉돌다가 돌아올 것 같아서였습니다. 그런데

미국 뉴욕에서 반창 이수기를 만났더니 나더러 니는 학교 다닐 때 군인 같았다고 하더군요.

스스로 자유지상주의자로 자처하는데 참으로 의외였습니다.

소크라테스의 말처럼 지꼬라지 모르는 것이 만병의 근원인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번 모임은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도 있어서 변심을 잘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점심도 공짜, 저녁도 꽁짜, 거기다 선물까지 공짜라서 변심한 것은 아니니

오해마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아무리 공짜가 좋다고 해도 공짜밥을 먹자니

좀 쑥스러워서 나도 돈들이지 않고 기여할 바가 없을까 하고 궁리한 끝에

4월 3일에 부산의 금정산 등산안내를 해볼까 합니다.

등산을 좋아하시는 분은 해운대에서 하루 숙박하시고 다음날 참여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복장은 운동화라면 시내 나가는 복장이면 충분하고, 짐이 있으면 내가 힘자랑 해보겠습니다.

특히 히말라야나 알프스 등산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는 내 경험을 공유하겠습니다.

 

역시 예견한대로 지 버릇 개주지는 못하는가 봅니다.

카톡방에 참여를 하지 않으려 했는데, 또 실수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52년 전의 반가운 얼굴들을 만날 그날을 기대합니다.

 

참고로, 버나드 쇼의 묘비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고 합니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렇 줄 알았지!'

오역이라는 말도 있지만, 오히려 오역이 내한테는 더 멋집니다.

우리는 그렇게 우물쭈물 하다가 인생을 흘러보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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