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27

죽음과 부활

죽음을 걱정하는 것은 바닷속 물고기가 물 바깥에서 사는 것을 걱정하는 것과 같다. 죽음을 걱정하는 것은 우주속 생명체가 우주바깥에서 사는 것을 걱정하는 것과 같다. 비록 생명체는 죽을 수밖에 없지만 생명은 시간과 공간에 존재하지 않으며, 그 생명은 우주와 같아서 한계가 없다. 그것을 깨닫는 것이 해탈이며 그것이 바로 부활이다. *실제로 우주에는 시간과 공간이 존재하지 않는다. 성장하면서 인간의 대뇌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개념에 불과하다. 죽음도 시간과 공간과 같은 하나의 개념이다. 개념이 없는 하루살이는 죽음이 없다, 영생한다.

죽음으로부터의 자유

사람들은 곧 잘 죽음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친숙한 것들과의 이별이 두렵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것은, 결국은 죽음을 회피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말이다. 이 경우에는 죽음이나 이별이나 사실은 같은 말에 불과하다. 그 이별은 사람일 수도 있고, 사회일 수도 있고, 세상일 수도 있다. 결국, 죽음이 두렵지 않으려면 사람과, 사회와, 세상으로부터 독립변수가 되어야 한다. 그것들과의 관계를 끊지는 않는다 해도, 종속변수가 되어서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佛家에서는 무소의 뿔처럼 홀로 가라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교회의 첨탑에 올라가는 길은 반드시 혼자서만 올라가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머리를 깎고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거나, 수도원으로 들어가 숨어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굳이 그럴..

기꺼이 죽을 줄 알아라

법륜스님은 말했다. "때가 되면 기꺼이 죽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만한 명언을 나는 모른다. 죽음으로부터 해방되는 길은 기꺼이 죽어주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죽음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이 곧 삶으로부터의 해방이기도 하다. 해탈이란 다른 것이 아니라 바로 이것이다. 삶과 죽음은 不二이다. 예수가 십자가에 스스로 올랐던 것도 기꺼이 죽는 모습을 몸소 보여주고자 한 것이다. 이것이 곧 부활이며, 다른 부활은 없다. 기독교 사제들이 십자가를 짊어지고 다니는 것도 바로 이것이다. 죽을 때 기꺼이 죽을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해탈이며, 다른 해탈은 없다. 그리고, 그 해탈이 곧 부활이다. H. Spencer는 인간은 삶이 무서워서 사회를 만들고 죽음이 무서워서 종교를 만들었다고 했다. 그래서, 인간들은 믿음이라는 ..

삶과 죽음

삶과 죽음은 둘이 아닌 하나이다 자석의 N극과 S극이 하나인 이치와 같다. 삶 속에 이미 죽음이 깃들어 있다는 말이다. 나의 삶과 너의 삶이 다르듯이 나의 죽음과 너의 죽음이 다 다르다. 알든 모르든 간에 죽음에 관하여 설명한다는 것은 사기에 불과하다. 죽음을 알려고 하지 마라. 그대의 삶이 그대의 죽음을 말해 줄 것이다. 그 누구도 그대의 죽음을 말해 줄 수 없다.

탄생과 죽음

나는 1953년 11월 16일 새벽에 태어나지 않았다 그때부터 나에게 세상이 서서히 다가왔을 뿐 그렇듯이 언젠가 세상은 나로부터 서서히 멀이지기 시작할 것이며, 어쩌면 갑자기 사라질지도 모른다 영원한 나는 언제나 여기 이렇게 존재한다 그 나에게는 탄생도 없고 죽음도 없다 다이아몬드 같은 불변의 나는 영원히 지금 여기에 존재한다 그 지금 여기가 영원이다

단상 2022.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