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자전거여행

오천자전거길 & 금강자전거길

박희욱 2024. 6. 16. 20:50

국토종주자전거길

 

 

지난달 사천성 동티벳 트레킹을 완주하지 못하고 귀국해서 못다한 아쉬움에 국내여행을 궁리했다. 태안해안국립공원이나, 어느 친구의 권유대로 여수반도나, 남해도 일대를 고려하하다가 결국 아직 주행해보지 않은 오천자전거길을 택하게 되었다. 이번 자전거여행은 일본 호카이도여행을 하기 위한 준비로써 결행하였다. 그래서 준비물도 그 여행을 염두에 두고 장비목록을 작성했다.

6월 13일

아침 6시 10분에 우리집을 출발하여 16km를 주행하여  1시간 10분만에 노포동터미널에 도착하였다. 여기서 오전8시 버스로 충주시에 도착한 것은 오전11시 10분이었다. 오전11시 20분에 충주버스터미널을 출발하여 오천자전거길의 시작점 연풍면까지 길을 찾아가기가 용이하지 않았다. 충주시에서 연풍면까지 35km 주행해서 찾아가는데 애를 먹었다. 결국 주로 3번국도를 이용해서 질주하는 차들에 신경을 써면서 달려야 했다. 배도 고프고 힘도 들어서 조금 일찍 라이딩을 중지하려고 했으나 모텔을 찾아서 괴산까지 주행해야 했다. 오늘은 결국 77km를 주행해서 오후6시 정각에 괴산의 모텔에 투숙하였다. 모텔에 짐을 풀고 취사를 하려니 너무 배가 고파서 바깥에 나가서 일단 햄버거로 허기를 달랜 다음에 취사를 할 수 있었다.

6월 14일

괴산의 모텔에서 오전8시 35분에 출발하여 94km를 주행해서 공주시에 이르러서야 모텔을 겨우 발견할 수 있었다. 하루 70km정도 주행할까 했는데 본의아니게 과도한 주행을 하게 되었다. 야영을 준비했으나 텐트를 칠 마땅한 자리도 보이지 않았고, 있다 해도 너무 피곤하여 비박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세종시를 거쳐서 주행했는데, 어느 주민의 말이 세종시에는 모텔은 없고, 호텔이 있는데 예약을 하지 않으면 숙박할 수 없다고 했다. 결국 공주까지 주행해게 되었다. 오천자전거길은 강변이 아닌 도로를 경유하는 길이 많아서 그다지 매력적인 자전거길은 아니었다. 아마도 전국 어느 자전거길보다 인기가 없을 것 같다. 오천자전거길, 특히 연풍에서 괴산까지는 별로 권하고 싶지 않은 자전거길이었다.

6월 15일

공주에서 오전 8시 25분에 출발하여 100km를 주행해서 오후7시 10분이 되어서야 군산의 모텔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예전에 금강종주자전거길을 주행한 적이 있었지만 오래전이라 기억에 전혀 남아있지 않았다. 강변에는 애기똥풀(?)과 코스모스 형태를 닮은 노랑꽃들이 만발하였으나 철이 조금 지났다. 5월달이면 무척 좋았을 것이다. 낙동강종주길과는 달리 억새가 보이지 않고 갈대풀이 많이 보였다. 금강종주자전거길 마지막 인증센터에서도 한참을 달려서야 군산시내 모텔을 발견할 수 있었다. 군산에 조금 못미쳐서 웅포관광지팸핑장을 지나쳤는데, 얼핏 보기에는 유럽이나 미국에서 볼 수 있는 본격적인 멋진 캠핑장인 것 같았다. 요금은 2만원이라 했는데 주말에는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가 얻기 어렵다고 했다. 아마도 사업자는 오랜기간을 준비하여 개장한 캠핑장일 것이다.

6월 16일

군산시외버스터미널에서 오전 9시 30분에 출발한 버스는 익산에 잠시 정차해서 승객을 태운 다음 진주와 마산을 거쳐서 노포동버스터미널에 오후1시 20분에 도착하였으니 3시간 50분이 소요되었다. 노포동에서 지하철을 탈까 하다가 내리막길이라 여기고 온천천과 수영강을 따라서 주행하였는데 올라갈 때와 마찬가지로 16km에 1시간 10분이 소요되었다.

후기

3일간 287km를 주행했다.본래 4~5일을 예상하였으나 모텔과 적당한 야영장을 찾지 못해서 무리한 주행을 하였다. 그리고 시골에서는 모텔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편의점도 없어서 음료수와 간식을 충분히 준비하지 않으면 허기와 갈증으로 곤욕을 치룰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겠다. 누구나 자동차가 있어서 생활용품을 이웃의 도시에서 구입하기 때문인 듯 하다. 모텔비는 괴산에서는 5만원, 공주에서는 3만 5천원, 군산에서는 4만원을 지불하였는데, 돈없는  여행자가 투덜댈 일은 아니지만 관리가 너무 엉망이어서 객실요금에 걸맞는 형편이었다. 오천자전거길과 금강자전거길을 주행할 때는 숙박지와 함께 모텔을 확실히 정해놓고 출발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로써 전국의 주요강 종주자전거길은 모두 섭렵한 셈이다. 남은 곳이라면 영천댐에서 낙동강에 이르는 100km정도의 대구금호강길이다. 결국, 홋카이도 자전거여행을 위한 호된 훈련을 한 셈이었다. 

무척 힘든 주행이었다. 이제 나이탓인가 하고 푸념을 했지만, 나이탓으로 돌리고 싶지는 않다. 사람들은  체력관리를 하지 않으면서 나이탓을 핑계로 돌리는지도 모르겠다. 앞으로는 나이탓을 하면서 위안하려고 들지는 않아야겠다. 그러니 아예 나이는 머리속에서 지워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