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으로 가는 길

나란 없다

박희욱 2016. 10. 9. 02:33

우리는 별개의 나가 있어서

청년이 되고,

어른이 되고,

노인이 되는 것으로 여긴다


우리는 별개의 나가 있어서

웃고,

울고,

고통스러워 하는 것으로 여긴다


우리는 별개의 나가 있어서

어제는 서울로 갔고

지금은 부산에 있고

내일은 뉴욕에 갈 것으로 여긴다


과거도 없고, 미래도 없고, 실재하는 것은 오직 지금 이 순간 뿐이다

시간이란 실재하지 않는, 때로는 관념이며, 때로는 하나의 개념일 따름이다

그러므로 불변인 별개의 나란 없다

그냥 어른이 있고, 울음이 있고, 부산이 있을 따름이다

우리는 無我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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