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으로 가는 길

무념

박희욱 2021. 8. 18. 04:02

이를테면, 파인애플을  즐기려면 먼저 껍질을 벗겨내고 먹어야 한다

 

그와 마찬가지로, 인생을 제대로 살려면 먼저 그 껍질을 벗겨내어야 한다

 

인생의 껍질이란, 바로 모든 개념과 관념과 이러저러한 덕목들이 바로 그것이다

 

학교란, 버려야 할 그런 개념과 관념과 덕목을 주입시키는 곳이다

 

이를테면, 자유니 민주니 평등이니 하는 것들과

 

사랑이니 희망이니 행복이니 봉사니 겸손이니 하는 모든 덕목들이 그런 것들이다

 

 

비록 학교가 아니라 할지라도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하여,

 

마치 거북처럼 온갖 관념과 개념으로 등껍질을 만들어 스스로 뒤집어 쓴다

 

인생을 제대로 살려면 그런 껍질들을 벗겨내고 양념을 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속살을 살아야 한다

 

모든 덕목들을 비롯한 관념과 개념의 껍질을 벗어버린 것이 바로,

 

佛家에서 말하는 無念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무념조차도 거북이 등껍질처럼 뒤집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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