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누구인가?
만일, 그대의 몸에서
팔이 모두 떨어져 나간다면 그 몸은 누구인가?
또, 팔과 함께 두 다리가 떨어져 나간다면 그 몸은 누구인가?
그래도 그 몸은 그대인가?
그렇다면, 그대의 몸에서 머리가 떨어져 나간다면 그 몸은 누구인가?
숨이 끊긴 그 몸은 그대인가?
아니면, 죽은 몸뚱아리일 뿐 아무것도 아닌가?
그렇다. 그것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그대는 어디로 갔는가?
남은 무엇이 없는가? 있다!
아무것도 아닌 것(nothingness, 無)이 남아있다
아무것도 아닌 것-그것은 그대의 몸이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고
살아있을 때도 있었고
그대의 몸이 사라지고 나서도 있다
그 아무것도 아닌 것, 그것이 그대이다
그대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아니라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그대는 지금까지 그대 자신을 어떤자(somebody)로 착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도 아닌 것(nothingness)이 본래의 그대이다
그대는 결코 어떤자(somebody)가 아니었다
그대는 본래부터 아무도 아닌 것이였다
아무것도 아닌 그대가 소유했던 몸이 치워져도
그대는 그대로 아무것 아닌 것으로 존재할 것이다
그 것은 시공을 넘어서 존재한다
아무것도 아닌 것은 바로 모든 것이다
그대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므로 모든 것이다
그 모든 것은 무엇인가?
그것이라 불러도 좋고
절대라고 불러도 좋고
신이라고 불러도 좋고
부처라고 불러도 좋고
예수라고 불러도 좋고
진아라고 불러도 좋고
본래면목이라고 불러도 좋다
무어라고 불러도 그것은 그대의 자유이다
색즉시공
공즉시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