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otland

스코틀랜드를 떠나면서

박희욱 2018. 10. 19. 10:59



검정선은 열차, 녹색선은 버스



스코틀랜드 여행은 6월 19일 Cairnryan에서 시작하여 7월 31일 Edinburgh에서 마쳤다.

본래 30일 정도의 계획이었으나 43일을 스코틀랜드에서 보냈고 그만큼 잉글랜드에서의 여정이 줄어들었다.

내가 어느 잉글랜드 여인에게 스코틀랜드에서 1개월, 잉글랜드에서 1개월 반 예정이라고 했더니 

잉글랜드는 볼 것이 없으니 그 반대로 하라고 한 것이 영향을 미쳤고, 도시여행은 흥미를 잃어버렸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 잉글랜드에서 영국인들의 국민성을 엿보겠다는 애초의 생각이 무망한 것이어서 이기도 하다.


본래 이번 여행을 시작한 것은 스코틀랜드가 주목적이었다. 

유럽에서 만난 어느 자전거여행자가 스코틀랜드를 추천한 것이 이번 여행의 시발점이 되었다.

어떤 점이 스코틀랜드가 좋으냐고 물었더니 황량한 풍경이라고 했는데, 그것이야 말로 내가 좋아하는 풍경인 것이다.

그것은 북부 노르웨이 라플란트 지역의 풍경과 유사할 것이라고 상상했지만 내가 상상했던 풍경과는 거리가 좀 멀었다.


본래 계획은 Glasgow에서 출발하여 Glencoe-Fort William-Isle of Skye-스코틀랜드 서북부 해안 Ullapool 정도였다.

그런데 글래스고 자전거점 직원의 추천에 따라서  Glagow-Oban-Isle of Skye-Hebrides Islands-Isle of Skye의 루트로 변경하였다.

스코틀랜드 북부 Durness와 Thurso까지 갈 수 있을지는 몰랐고, Orkney제도는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은 곳이었다.


스코틀랜드에서 좋았던 곳은 Iona섬, Hebrdes제도, Skye섬의 Glenbrittle 캠핑장, Elgol, 스코틀랜드 북부 해안, Orkney제도 등이다.

이들 중에서 특히 좋았던 곳은 Iona섬과 Hebrides이다.

지금껏 자전거여행을 하면서 세계최고라고 한 곳이 몇군데 있는데 그 중에서도 Hebides제도야말로 진짜 최고가 아닐까 한다.

자전거여행 루트로서는 너무나 멋진 곳이고, 게다가 기복도 전혀 없었다.


기대에 미치지 못햇던 곳은 Ness Lake, Fort William, Glencoe, 스코틀랜드 북서해안 등이다.

네스호는 아예 기대를 하지 않았던 곳이고, 북서해안은 가장 큰 기대를 했던 곳이다.

모든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대단하다고 칭송했던  Glencoe는 그 이유를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유튜브를 조금 뒤져보아도 모르겠다. 어쩌면 좋은 산을 제대로 볼 수 없는 유럽인들, 

특히 네델란드인들이 좋아하는 곳인지도 모르겠다.


에딘버러는 누구나 좋아하는 관광도시라서 전세계에서 몰려오는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었는데 이것은 에딘버러 뿐만이 아닐 것이다.

에딘버러는 나 또한 예외가 아니어서 무척 가보고 싶은 도시이고, 막연한 신비감으로 다가오는 도시였다.

그런데 이번 여행으로 그 신비감이 살짝 걷혀졌다.


스코틀랜드의 날씨는 그 악명이 매우 높다.

대표적으로 한 곳-Skye섬의 Portree의 기후통계를 보면,


Sunny(쾌청): 0.9 days

Partly Cloudy(부분 구름): 8.9 days

Overcast(만운): 20.9 days

Precipitation days(강수일수): 20.8 days


이런만큼 나는 각오를 단단히 하였다. 

출국할 때는 쑥과 마늘만 먹고 100일을 견뎠다는 곰처럼 되어보겠다는 심산이었고,

그것이 하나의 고통스런 순례여행이 되기를 희망했다.

그런데 운이 좋게도 스코틀랜드에 발을 딛고부터 Hebrides제도 여행을 끝마칠 때까지는 날씨가 좋았고,

스카이섬부터 스코틀랜드 날씨의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해서 빗방이 떨어지지 않는 날이 거의 없었다.

그래도 다행스러웠던 것은 강우일수는 많아도 강우량은 매우 적었고, 예상했던 강한 바람도 별로 없었다.


어쨋던 Ullapool 쯤에서 후퇴하지 않을까 했는데 생각지도 않은 Orkney섬까지 올라가서 스코틀랜드의 

마지막 여행을 기분 좋게 장식할 수 있었다.

에딘버러에서 잉글랜드의 Workington으로 가는 열차에 올라앉아서 마음이 편안하였다.

각오했던 조기귀국은 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군복무도 그렇지 않은가, 한 달 쯤이라면 거꾸로 매달아 놓아도 견딜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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