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글

문명

박희욱 2025. 2. 12. 11:47

인류는 짐승들이 사는 야생의  땅을 침략하여 이제 

지표면의 70%를 장악해버렸다. 그 50%는 농경지로 이용하고

나머지는 주거지와 공업지대로 이용하고 있다.

불쌍한 짐승들은 인간들에게 밀려서 하나 둘씩 멸종하고 있고, 그 인간들은

이제와서 자연을 보호하고, 멸종하는 짐승들을 보전해야 한다고 난리다.

 

예전에, 동네앞 냇가에 바로 나가면 맑은 시냇물이 은빛 금빛을

반짝이며 자갈밭 사이로 흐르고 있었다. 그렇게 반짝이는

물살을 힘차게 거슬러 헤엄치던 은어도 사라진지 옛날이다. 물새들이

물가 모래밭을 종종걸음치든 옛모습은 사라지고 기억에도 희미해지고 말았다.

매일 아침 눈만 뜨면 동녘이 붉어지며 해가 뜨오르는 모습을 보고,

저녁이면 서녘으로 지는 아름다운 붉은 노을을 보는 일도 가물에 콩나듯 하다.

1년 내내 은하수는 커녕 별빛조차도 도시불빛에 사라져버린 세상이 되었다.

 

그나마 문명이 내게 준 것은 따뜻한 물로 매일 샤워할 수 있는 것  정도다.

비행기만 없었어도 온 세계를 구경하겠다고 나서는 개고생은 없었을 것을!

옛날이면 50년만 살아도 충분했을 것을 이제는 100년을 살아도 부족할 지경이다.

현대인들은 잘살기 때문이 아니라 헛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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