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으로 가는 길

성철스님

박희욱 2025. 5. 9. 14:52

나는 성철스님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를 잘 알지도 못한다.

그를 좋아하지 않은 이유는 그의 권위주의적인 이미지 때문일 것이다.

이를테면, 법장을 들고 설법을 하는 모습이다.  그것은 조계종 종정으로서

본인이 의도하지 않은 모습일 수도 있다.

 

그런 내가 최근에 그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 이유는,

첫째는 자신이 한 말은 모두 거짓말이었다는 실토다. 이렇게 실토하는 사람은

내가 알고 있기로는 오쇼 라즈니쉬 정밖에 모른다. 오쇼는 자신이 한 말은 농담이라고 했다.

둘째는 두가지만 걱정하라는 말이었다. 몸이 아픈가 안 아픈가만 걱정하라는 말이었다.

 

성철스님은 자신을 알현하려면 먼저 3천배를 하라고 요구하였다. 나는 3배 이상을 해본

적이 없지만, 3천배라면 아득하다. 진짜로 3천배를 하고 나면 성철스님에게 무엇을

질문하게 될 것인가. 아마도, 3천배를 하는 동안에 자신을 보게 될 것이고, 그러는 동안에

모든 질문이 저절로 사라지게 될 것이며, 성철스님 당신이 답변할 말도 없게 될 것이다.

 

성철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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