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가, 어느날
저녁밥을 잘 먹은 후,
인라인스케이트를 신고서
집앞 도로를 건너 해변가로 바람쇠러 나가려고
급히 도로를 건너다가 달려오는 승용차에 받혀서
공중으로 2m쯤 날았다가 땅바닥에 떨어지는 것을 목격했는데
그 순간, 나는 고개를 돌려야 했다. 그 교통사고 며칠후,
나에게 목격자 진술을 요청하는 경찰에게 알아보니 다행히 별로 다친 곳은 없었다고 했다.
나는 그때, 그 사고가 당사자들에게는 재수없는 우연적인 사건이었다고 생각했다.
그 이후 한동안, 그것은 부주의한 사람의 필연적인 사건이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는, 그것은 그냥 그렇게 일어난 일일 뿐이며,
모든 사건에는 우연이니 필연이니 하는 것은 없다는 것을 안다.
우연과 필연은 신기루 같은 하나의 허상일 뿐이다1.
- 어떤 사건에 대하여 그것이 우연인지 필연인지 신에게 여쭤보라. 그러면 신은 침묵을 지키실 것이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