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中國)

11년 윈난/쓰촨-메이리쉐산(Meri Snow Mountain) 니농에서 시땅가는 길

박희욱 2011. 6. 16. 07:27

  나는 이 코스를 타지 말라고 했던 위뻥의 젊은이 말을 들었어야 했다. 어느 카페에서, 멋도 모르고 이 코스를 안내했던 사람이 동행했던 사람들에게 공개사과를 하면서 절대 가지 말 것을 당부했던 길이 바로 이 길이었다. 나는 이 길의 반대편 길을 말하는 것으로 착각했던 것이다. 실재로 몇년 전에 이스라엘 젊은이 2명이 추락사했다는 얘기를 야딩에서 중국인 '용'으로부터 들었다.

 

  나도 사실은 배낭을 매고서 13km의 이 길을 끝까지 걸을 생각은 없었다. 니농에서부터는 말트레킹을 하든지, 아니면 지나가는 빠오처가 있으면 적당한 곳에서 집어 탈 생각이었다. 그러나 말도 없었고, 차로도 보이지 않았다. 치우가 이 길을 정말 걸어서 갈 것인가를 묻고서, 빠오처를 불러주겠다, 길을 안내해 주겠다고 수차레에 걸쳐서 나에게 말한 것은 사고를 우려해서 말한 것이었다. 니농 마을을 지나올 때 어떤 처녀가 나에게 혼자서 가느냐고 물었던 것도 우려하는 심정에서였는데 나는 예사로 들었었다.

 

  시땅을 거쳐서 페이라이쓰에 도착하여, 위뻥 마을에 올 때 투숙했던 호텔에서 호주인 부부를 다시 만났다. 우리는 서로 악수를 하면서 살아서 이 길을 빠져나온 것을 서로 축복하였다. 나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위뻥 마을에서 천국을 구경하고, 되돌아 나올 때는 악마의 목구멍을 통해서 빠져 나왔다!" 우리는 서로 파안대소하였다. 아래는 그 호주인이 보내온 메일이다.

 

Hello Park!
 
Lovely to hear from you and many thanks for passing on your photos ... they are fantastic ...

and bring back some very vivid memories of the 'devil's mouth'!

I hope that you continued to have a wonderful holiday after we met.
 
Best regards
Chris

 

 

니농에서 시땅 가는 길

 

윗쪽이 위뻥, 왼쪽이 니농, 오른쪽이 시땅 마을이다.
아직도 니농에서 시땅으로 가는 차로가 어디에 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저 멀리 있는 집에서 점심을 먹고서 치우와 헤어져서 혼자서 길을 떠났다.

50위안에 길을 안내해 주겠다는 치우의 제의를 거절하고 출발하니 조금 긴장이 되었다.

 

 

 

 

 

선인장이 건조지대라는 것을 알려준다.

호주인 부부는 여기서 길을 잃었다고 했다.

나도 잘못된 길로 들어섰다가 곧 되돌아 나왔다.

 

 

 

 

 

엄청나게 긴 관개수로를 이용하여 농사를 짓는다.

 

 

 

 

 

조용한 마을이었다.

 

 

 

 

 

벼랑을 타고 온 수로가 여기까지 닿는다.

 

 

 

 

 

나는 윗쪽길이 차로일 것으로 착각하고

길을 걸어가다가 빠오처를 만나면 타고갈 생각이었다.

빠오처가 없다하더라도 차로를 철래철래 걸어가면 될 것으로 여겼다.

 

 

 

 

 

그러나 차로가 아니고 이런 길이었고,

인적이라고는 없어서 이런 동물들도 반가웠다.

 

 

 

 

 

좌측에 보이는 집이 니농마을의 끝자락이다.

 

 

 

 

 

 

 

 

 

 

 

서로 핥아 주고 있다가 나를 빤히 쳐다본다.

서로 동성연애를 하는 것인지!

 

 

 

 

 

 

 

 

 

 

 

 

 

 

 

 

 

지열과 햇빛에 달구어진 경사면의 복사열로 인하여 무척 뜨거웠다.

 

 

 

 

 

실족하여 굴러 떨어진다면 살아날 가능성이 없어 보였다.

더구나 혼자서는.

 

 

 

 

 

뒤돌아 본 모습

 

 

 

 

 

이런 곳에서는 무릎과 허리를 구불이고,

 두손으로 앞가슴의 색을 잡고서 살금살금 기다시피 걸어야 했다.

 

 

 

 

 

 

 

 

 

 

 

이 길을 걸어나올 때는 마치,

미국 애리조나의 어느 계곡에서 말안장을 들쳐매고 홀로 걸어나오는 느낌이었다.

 

 

 

 

 

 

 

 

 

 

 

 

 

 

 

 

 

신기하다.

저렇게 큰 입으로 무엇을 뜯어먹는 것일까?

 

 

 

 

 

내가 이런 외진 곳에서 산다면?

 

 

 

 

 

 

 

 

 

 

 

 

 

 

 

 

 

왼쪽 위편에 누워 있는 사람을 발견하지 못했다.

 

 

 

 

 

나에게 짓지는 않았지만

만만치 않은 놈으로 보였다.

 

 

 

 

 

 

 

 

 

 

 

무섭기로 소문난 티벳견이다.

 

 

 

 

 

 

 

 

 

 

 

 

 

 

 

 

 

 

 

 

 

 

이 길에서 유일하게 만난 사람이 이 염소목동이다.

 

 

 

 

 

이렇게 척박한 곳에서 긁어 모아진 영양 에너지는 결국,

사람에게 전달된다.

염소는 전달자의 역할로써 삶을 유지하고.

 

 

 

 

 

 

 

 

 

 

 

뒤돌아 본 모습

 

 

 

 

 

 

 

 

 

 

 

 

 

 

 

 

 

굴러 떨어지면 끝장이다.

 

 

 

 

 

 

 

 

 

 

 

이 자국이 무엇일까?

 

 

 

 

 

벼랑위를 아무렇지도 않게 걸어간 놈이 누구일까?

 

 

 

 

 

 

 

 

 

 

 

나는 멀리 보이는 저 마을만 돌아서면 시땅 마을이 나오겠거니 했지만 아니었다.

 

 

 

 

 

한가운데 길을 놓아두고, 갓길의 최단거리를 태연히 걸어간 놈이?

 

 

 

 

 

 

 

 

 

 

바로 저놈들이었다.

 

 

 

 

 

윗쪽에도

 

 

 

 

 

 

 

 

 

 

 

 

 

 

 

 

 

 

 

 

 

 

 

이놈들의 벼랑타기 기술은 가히 놀랄만 했다.

 

 

 

 

 

낮에는 이렇게 돌아다니다가 저녁이면 집으로 돌아가서

인간들에게 의탁을 해야만 하는가 보다.

 

 

 

 

 

벼랑에 까맣게 붙어있는 것이 염소들이다.

 

 

 

 

 

 

 

 

 

 

 

저놈들이 벼랑위에서 돌맹이들을 굴러내리고 있었다.

지나갈 수도 없고, 지나가지 않을 수도 없고!

 

 

 

 

 

앞뒤 배낭을 매고 지나가려니

이 사진을 찍는 것이 마지막 사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길을 지날 때는 죽음을 무릎쓴 군사작전을 감행하는 기분이었다.

 

 

 

 

 

이곳에서 신발바닥이 삐꺽 미끌어지는 순간에는 그 길로 끝장이다.

위에서는 염소새끼가 돌맹이를 굴러 내리고!

 

 

 

 

 

 

 

 

 

 

 

 

 

 

 

 

 

 

 

 

뒤돌아 본 모습

정말이지, 마치 악마의 목구멍을 살아서 빠져나온 기분이었다.

여기에 도로를 내는 모양인데  그 공법이 궁금했다.

 

 

 

 

 

여기를 넘어서면서 나는 살았다는 기분에서 혼자서 크게 웃었다.

 

 

 

 

 

 

 

 

 

 

시땅에 다왔겠거니 했는데 나의 희망이었을 뿐이었다.

 

 

 

 

 

 

 

 

 

 

 

 저 마을이 시땅이기를 기대하였지만 아니었고,

나는 맥이 풀렸다.

 

 

 

 

 

 마을 이름이 롱종이라던가?

 

 

 

 

 

 배낭만 없었어도!

허리와 무릅을 꾸부리고 양손으로 가슴배낭을 부여 잡고서 발발 기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아기를 업은 총각이 아니었다면 저 마을로 들어서서 헤메었을 것이다.

 

 

 

 

 

 위에 보이는 길이 시땅온천으로 들어갔던 길이다.

 

 

 

 

 

 이 총각이 길을 안내해 주었다.

드디어 시땅 마을이  보인다.

 

 

 

 

 

 

 

 

 

 

 

능선 위에 보이는 곳이 페이라이쓰(비래사)이다.

 

 

 

 

 

 

 

 

 

 

 

 능선 위에 보이는 도로가 페이라이쓰에서 시땅으로 내려오는 도로이다.

 

 

 

 

 

 시땅 바로 아래에 있는 롱종 마을이다.

 

 

 

 

 

 

 

 

 

 

 

드디어 시땅 마을 도착

여기서 페이라이쓰로 되돌아 가려는 사람이 몇명은 있을 줄로 알았는데 나혼자여서 차비가 염려되었다.

다행히 RV차량이 한 대 있어서 50위안만 내라는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