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으로 가는 길

연극

박희욱 2012. 4. 4. 06:48

 

누군가가 인생은 연극이라고 했다. 옳은 말이다

 

인생은 연극이며, 그대는 그대 배역의 연기자이다

 

연기자는 자신의 배역을 충실히 맡아서 행위를 하지만, 아무리 연기에 깊이 몰입하여도

 

어디까지나 자신이 연기를 하고 있다는 의식을 밑바탕에 깔고 있다

 

그래서 연기자에게는 자신의 연기를 주시하여 쳐다보는 의식이 있다1

 

 

인생에 있어서 어떠한 배역을 맡고 있다 하여도 자신은 연기자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웃는 배역이든, 우는 배역이든, 분격하는 배역이든, 또는 善역이든, 惡역이든

 

무슨 배역이든 간에 그 배역을 자신과 동일시 하지 말 것이다

 

연기를 하고 있는 연기자는 자신의 배역에 대하여는 결코 심각해 하지 않는다

 

삶에 있어서도 심각해 하지는 말아라, 비록 심각한 체하는 연기는 할지라도 심각하지는 말아라

 

 

그대는 그대의 인생을 살아가는, 시간속의 어떠한 한 사람이 아니다

 

그대는 그대의 인생을 연기하는 한 연기자이다

 

연기자는 항상 자신의 연기를 의식한다. 궁극적으로 말하면,

 

그대는 어떠한 한 사람도 아니고, 연기자도 아니고, 자신의 연기를 의식하는 그 의식이다

 

그대는 순수 의식이다, 기억하라

 

 

*

 

의식이란 것은 무엇인가 찾아내야 할 어떤 것이 아니다.

의식이란 것은 모든 사념과 관념과 개념을 내버린 빈 공간을 말한다, 즉 무념무상의 상태이다.

色卽是空이다.

나는 의식, 침묵, 영혼, 무념, 신, 무아, 참나 등을 동의어로 사용하기도 한다. 그 맛은 서로 조금씩 다를지라도.

  1. 사람들은 영화를 볼 때 스크린을 까맣게 잊어버리듯이 이 의식을 잊어버리고 산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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