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실

The Boxer, Simon & Garfunkel

박희욱 2016. 9. 30. 03:51

 

내가 실질적으로 팝송을 접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시절, 점심시간의 학교운동장이었습니다.

잠시 교정에 나가서 휴식을 취하면 그때마다 들려왔던 노래가 사이먼과 가펀클의 앨범이었지요.

아마도 그 방송실 친구들도 이 듀엣을 무척이나 좋아했던 모양입니다.

나는 아직도 그 듀엣에 필적할만한  화음을 만들어내는 아티스트는 모릅니다.

 

대학에 입학하고서도 그의 노래를 많이 들었는데, 나뿐만 아니라, 아마도 대학생이라면 예외가 없었지 싶습니다.

그의 노래중에서 오늘은 <The Boxer>를 듣고 싶어집니다.

그리고 나는 오늘 처음으로 그 가사의 내용을 읽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이제는 내가 왜 고등학교시절에 이 노래에 끌렸는지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이후로, 잠이 많은 나는 잠과 씨름하며, 타고난 재주는 별로였지만 나름대로 정말로 치열하게 공부를 하였지요.

이 헝거리 복서 Benny Perat가 장래에 살아가야 할 방편이 복싱이었던 것처럼 나에게는 공부밖에 없는 것 같았습니다.

가난한 교사의 아버지와 5명의 동생을 가진 나로서는 오직 내 자신만 믿을 수 밖에 없었지요.

아버지는 내게 인문계가 아닌 실업계 상업고등학교 진학을 권했습니다.

자식을 모두 대학에 보낼 자신이 없었던 것이지요.

나는 몸이 튼튼한 것도 아니고, 손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고, 예술적 소양도 믿을 것도 못되고, 나의 사회성이나 사교성 같은 인성도 부족했으니까요.

 

대학에 들어가서도 이 노래에 이끌렸던 이유를 이제야 알겠군요.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는 것이 두려웠던 것입니다.

그것은 마치 자신도 없이, 단지 먹고 살기 위해서 링에 오르는 복서같은 심정이었을 것입니다.

고등학교 1년 때도 미래가 결코 행복할 것 같아 보이지 않아서 잠시 죽음을 생각했던 적도 있었고,

군복무 후 대학에 복학하여서도 미래가 절망적으로 보였습니다.

내가 꿈꾸는 미래란 자유로운 삶이었습니다.

내가 자유를 갈망하는 것만큼이나 그 미래가 절망적이었던 것입니다.

 

나는 운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Benny Perat처럼 링에서 쓰러지지도 않았고,

남보다 일찍 링에서 내려와서 고향으로 돌아왔으니까요.

쓸데없이 주먹을 날리면서 이리저리 굴러다녀봐야 아무리 잘되어도, 결국은 

고향의 시냇가에 앉아서 흐르는 물결과 넌즈시 마음을 같이 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이 뭐가 있겠습니까.

 

 

 

 

 

폴 사이먼과 아트 가펑글은 어린 시절 친구사이였으며, 1960년대에 큰 명성을 얻었습니다. 대표곡으로는 ‘The Sound of Silence(1964년)’, ‘Mrs. Robinson’(1969년), ‘Bridge over Troubled Water' (1970년)등이며, 이 곡들은 모두 폴 사이먼에 의해 작곡되었습니다. 사이먼 앤 가펑클이 1981년 진행했던 뉴욕 시 센트럴 파크에서의 무료 공연은, 약 5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역사상 가장 큰 공연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I am just a poor boy 
Though my story's seldom told 

I have squandered my resistance 

For a pocket full of mumbles such are promises 

All lies and jests 

Still a man hears what he wants to hear 

And disregards the rest 

When I left my home and my family 
I was no more than a boy 

In the company of strangers 

In the quiet of the railway station running scared 

Laying low, seeking out the poorer quarters 

Where the ragged people go 

Looking for the places only they would know 


Lie la lie ... 
[ Lyrics from: http://www.lyricsfreak.com/s/simon+and+garfunkel/the+boxer_20124664.html ]

 

Asking only workman's wages 

I come looking for a job 

But I get no offers, 

Just a come-on from the whores on Seventh Avenue 

I do declare, there were times when I was so lonesome 

I took some comfort there 


Lie la lie ... 

Then I'm laying out my winter clothes 
And wishing I was gone 

Going home 

Where the New York City winters aren't bleeding me 

Bleeding me, going home 


In the clearing stands a boxer 

And a fighter by his trade 

And he carries the reminders 

Of ev'ry glove that layed him down 

Or cut him till he cried out 

In his anger and his shame 

"I am leaving, I am leaving" 

But the fighter still remains 


Lie la lie ...
 
나는 그냥 별볼일 없는 어리숙한 어린아이였지.
나에 관하여 얘기하는 사람은 별로 없겠지만.
나는 되지도 않은 허황된 말에 말려들었지, 의심도 해보지 못하고.
모두 거짓말이고 장난질이었는데.
사람들은 어리석게도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듣기 싫은 것은 귀를 닫아버리지.
  








내가 가족과 고향을 떠날 때는
나는 낯선자들의 무리속에서 그저 어린아이에 불과했었지.
적막한 철도역에서 겁먹고 웅크린 모습으로 지내기도 하고,
남루한 옷을 걸친 사람들이 찾아다니는 지저분한 길거리를 돌아다니기도 하고
몸을 웅크린 채 누더기 옷을 걸친 사람들이 드나드는 빈민가나
그들만이 찾아다니는 곳을 어슬렁거렸지요.






엉터리, 엉터리, 모든 것이 엉터리야!







몇푼도 되지 않는 막노동 일거리라도 찾아보려고 했지만
나한테는 그런 자리조차 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단지 7번가 창녀들의 유혹만 받았지.
고백하자면, 너무나 외로운 나머지 몇번 그런데로 가서



얼마간의 위안을 받기도 했지.
  




엉터리, 엉터리, 모든 것이 엉망이야!



나는 살을 에이는 뉴욕의 추운 겨울을 탈출하고 싶은 마음에
겨울 옷가지를 펼쳐 놓고서 고향으로 돌아가려고도 해보네,
춥지 않는 고향으로, 고향으로.












횅한 링 위에 한 복서가 서있네,
때로는 폭력배로 팔리기도 하는 사람이.
거기 서서 지나간 일들을 회상해보네.
자신을 링 위에 쓰러뜨렸던 글러브들,
비명을 지를 때까지 날아들었던 글러브들.
그는 분노와 수치심에 휩싸여 그만두겠다고 소리쳐 보내. 
"이제는 그만 둘꺼야, 진짜로 집어치울꺼야!"
그래도 그는 결국 싸움꾼으로 남아 있네.




엉망이야, 엉망이야, 모든 것이 엉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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