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pal

2019년 쿰부히말 3패스: 프롤로그

박희욱 2019. 4. 26. 06:28

드디어 해냈다, 쿰부히말 3패스, 3리, 3BC!

2019년 3월 28일에 출국하여 4월 25일에 귀국하였다.

본격적인 트레킹은 4월 1일에 루클라를 출발하여 4월 20일에 루클라로 되돌아옴으로써 꼭 20일이 소요되었다.


3패스는 쿰부히말의 꽃이라 할만한 3개의 고개를 말한다.

즉, 꽁마라(5535m), 촐라(5368m), 렌조라(5360m)이다.

3리는 클라이머가 아닌 일반 트레커가 오를 수 있는 흙산으로서 일출이나 일몰을 감상하는 작은 봉우리를 말한다.

즉, 추쿵리(5550m), 칼라파타르(5550m), 고쿄리(5357m)이다.

3BC는 아마다블람 베이스캠프(4600m), 임자체 베이스캠프(5080m),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5364m)이다.


내가 스스로 자랑스러운 것은 12~15kg의 백팩을 지고서 노포터, 노가이드로 단독으로 해냈다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나는 나의 체력을 신뢰할 수 있게 되었으므로 앞으로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의 어떠한 곳의 트레킹도 겁날 것이 없게 되었다.

포터를 고용했드라면 이만한 만족감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인간은 이상한 동물이다. 고통을 겪어야만 기쁨 또한 커진다는 것이다.

고통과 기쁨은 새끼줄처럼 엮이어져 있는 것 같다.

나는 자전거여행을 하면서 수많은 아름다운 풍광을 경험하면서 격한 깊은 감동을 겪어 왔다.

그럴 때면 나도 모르게 터져나오는 울음을 통제할 수 없었는데,

이번에 꽁마라를 홀로 올라섰을 때만큼 주체할 수 없는 오열을 몇번이나 되풀이해서 토해낸 적은 없었다.

오로지 홀로인 자만이 경험할 수 있는 일이다.


이번 트레킹에서 경이로운 수많은 영봉들을 대면하면서 자연의 위대함을 느꼈지만,

또한 그런 자연을 정복하려는 인간들의 강렬한 의지 또한 위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삼스러이 에베레스트를 최초로 등정한 에드먼드 힐러리의 위대함이 느껴졌다.

에베레스트에 두번째로 올라가는 것은 그 격이 떨어진다. 왜냐하면

아는 길을 가는 것과 모르는 길을 개척하는 것에는 천양지차의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줄을 서서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르는 것을 보면 정상정복의 가치가 아리송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