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pal

2019년 쿰부히말 3패스: 출발하면서

박희욱 2019. 3. 28. 09:25


솔향아, 할아버지 잘 다녀올께!



멀어져 보이던 출발날짜가 어느듯 오늘로 닥쳤다.

약간의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나 그래도 나의 여행중에서는 가장 마음이 편안한 출발이지 싶다.

그것은 29일간의 비교적 짧은 여행기간 때문이다.

그래도 염려스러운 것은 고소증과 무거운 배낭이 주는 고통, 그리고 몸을 씻지 못하는 불쾌감, 추위 등이다.

이미 고지대에 올라간 경험이 많이 있지만,

이번의 경우는 고소에서 몇날 며칠을 지내야 한다는 것이 예전의 경우와는 다르다. 


이 트레킹 여행은 2017년도에 이미 계획을 한 바 있었는데,

그간의 대자연 여행에서 문명사회여행을 하고 싶어서 미루고 먼저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잉글랜드 여행을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더 이상 미룰 수 있는 나이가 아니라서 이번에 단행하게 되었다.


이 트레킹을 준비함에 있어서 가장 많이 고심한 것은 장비와 준비물 선정에 있었다.

조금이라도 중량을 줄이겠다고 무척 애썼다. 그 결과 총중량은 12kg인데 트레킹 중에는 음식물과 음료수가 추가될 것이다.

그리고 최후까지 결정하지 못하고 망설인 것은 포터대동 문제였다.

모든 사람들이 포터를 대동하라고 강권하다시피 하여서 고민을 거듭하였다.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포터대동을 강권했는데도 불구하고 포기를 했으니,

나도 남의 말을 듣지 않는 어리석은 사람의 하나인가 하고 스스로 자문해 보기도 했다.

그러나 비용도 비용이려니와 포터에게 신경쓰이는 것이 싫고,

쿰부히말에서 흔히 있는 트레커와 포트와의 갈등에서  나자신 또한 예외일 가능성을 기대할 수 없어서 포터대동을 포기하고 말았다.


보통의 경우 이 코스를 18일 일정으로 잡는데, 나는 24일 일정으로 길게 잡았다.

그런만큼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트레킹을 할 것이고, 시간이 남으면 남들이 그냥 패스하는 곳도 들러볼 생각이다.



<네팔 히말리야 트레킹 카페 출발인사>

긴 준비끝에 오늘 부산에서 오후 5시 50분 비행기로 출발합니다.

상해에서 13시간 이상을 환승장에서 버티기로 했습니다.

항상 싸구려 항공권을 구입하다 보니까 단련이 되어서 큰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3월 30일 루클라에 들어가서 4월 22일 카트만두로 나옵니다.

나름대로 많이 준비를 한다고 했는데 모든 것은 맞딱뜨려 봐야겠지요.


마지막까지 망서렸던 것이 포터대동 문제였습니다.

오락가락한 끝에 혼자 단독 트레킹을 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언제나 홀로 여행을 하는 체질이라,

24일간의 비용도 문제지만 무엇보다도 그 긴 시간에 포터와 트라블 없이 지낼 자신이 없었습니다.


많은 분들로부터 포터대동을 권유받았슴에도 불구하고 단독을 결행한 것에 대해서 송구스런 마음도 듭니다.

남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을 만나거든 스승으로 삼아라고 하는 저의 지론임에도 불구하고

저 또한 남의 말을 듣지 않는 어리석은 사람이 되어버린 셈이군요.


그런만큼 이 트레킹이 실패할 가능성도 있겠지요.

그러나 살패하면 어떻습니까. 모든 경험은 다 좋은 것이니까요.

우리의 탄생이 좋은 경험이라면, 궁극적으로 죽음조차도 좋은 경험일 것입니다.


저는 알프스를 비롯하여 파미르하이웨이 자전거 종주, ABC, 안나푸르나 서킷 자전거 일주,

남미 아타카마 사막, 등의 고지대 경험이 많이 있습니다만, 그것은 모두 잠시 고소에 올랐다가 내려온 것이고,

이번에는 고소에 지속적으로 지내야 하니까 사정이 매우 다른만큼  조심에 조심을 거듭하겠습니다.

24일간의 시간이 충분하니까 서둘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면 잘 다녀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