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거림

곁불

박희욱 2019. 7. 18. 21:00

오늘 비를 무릅쓰고 지리산 2박 3일 트레킹을 갈 예정이었는데 동행자가 꼬리를 내리고 말았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다행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전거여행중에는 비를 맞기도 하므로 내년의 TMB 적응훈련을 하려고 한 것이었지요.

 

그래서 이왕 칼을  뽑은 것, 오늘 호박을 찌르려고 장산에 올랐습니다.

 

주룩주룩 내리는 비를 흠뻑 맞고 싶어서 우산도 없이 올랐습니다만, 그렇게 큰 비는 오지 않았습니다.

 

 

자전거여행만 그렇겠습니까. 우리의 삶에도 햇빛이 빤짝이는 날이 있는가 하면

 

가끔 비가 내리는 궂은 날도 있지요.

 

우리는 비 맞기를 두려워 하지만 막상 맞아보면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며칠전에 이런 글귀를 보았습니다.

 

'나는 삶의 불꽃 앞에서 두 손을 따뜻이 쬐었다.

 

이제 불꽃은 꺼져가고 나는 떠날 채비가 되어 있다.'

 

 

이 사람의 말은 그럭저럭 잘 살았으니 이 세상을 언제 떠나도 미련이 없다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우리가 곁불을 따뜻이 쬘 때는 추울 때입니다.

 

추위가 있어야 따뜻함이 고마워지는 것이지요.

 

그렇드시 행복과 불행도 이와 유사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 둘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동행하는 관계이지 싶습니다.

 

그래서 옛말에 행복은 파랑새라 했겠지요.

 

그러니 행복이 오든, 불행이 오든 너무 요동을 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그 모든 것을 관조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옳바른 삶의 태도이지 싶습니다.

 

 

아무튼 님들 따뜻한 곁불을 쬐는 날이 많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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