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거림

솔바람 소리

박희욱 2018. 1. 20. 07:37





<솔바람 소리>


어린 소나무는 


솔바람 소리가 자신이 내는 소리인 줄로 알았다


그래서, 솔바람 소리가 클수록 더욱 심하게 몸을 떨었다



이제 나이살 먹게 된 소나무는


그 솔바람 소리가 불어오는 바람이 내는 소리인 줄을 안다


그래서, 솔바람 소리가 나더라도 이제는 몸을 떨지 않는다



솔바람이 슬픈 소리를 내면 슬픈 노래로 듣고


솔바람이 기쁜 소리를 내면 기쁜 노래로 듣으며


스쳐 지나가는 바람소리를 그저 노래소리로 들으며 홀로 서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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