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거림

봄바람

박희욱 2021. 2. 15. 17:27

북쪽 찬기운이 내려와 코앞에 다가온 긴 겨울로

움츠려 들었던 내 마음이 어저께 같은데, 시간은 성급한 냇물처럼 흘러

광안리 갈매기 날개짓에 벌써 조급한 봄바람이 일렁인다

 

예전의 봄바람은 푸른싹이 돋아나고,

하늘 높이 흰구름이 솟아오르는, 가슴부푼 계절을 예견케 하였건만

오늘의 봄바람은 예전에 그러했던 봄바람이 아니다

 

가까이 지내던 내곁의 사람들은 하나둘씩 멀어져 가고

여기 아장걸음 손주도 머지 않아 내 손길을 벗어날 터이니

나는 홀로 텅빈 가슴 안고 피안을 그리워하며 세월을 흘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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