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으로 가는 길

나는 못난 물고기

박희욱 2023. 10. 10. 07:30

이놈의 강 하류에 살다보니 정말 싫다.

물도 혼탁하고, 가물치같은 더러운 놈들이 득시글거린다.

어디 좋은 데 없나?

그러면 좋은 데가 있다, 상류로 올라가라.

 

상류에 올라왔더니 이곳도 못살겠다.

물도 차갑고, 배도 고프고, 너무 외롭다.

어디 더 좋은데 없나?

그러면 더 좋은데가 있다, 중류로 다시 내려가라.

 

중류로 내려와보니 이곳도 별로다.

물도 미적지근하고, 이놈 저놈들이 너무 시끄럽다.

어디 더 좋은 데 더 없나?

그렇다면, 도리없이 바다로 내려가서 짠물에 염장이 되는 수밖에 없다.

'침묵으로 가는 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  (0) 2023.10.14
세상은 꿈이다  (0) 2023.10.13
이땅을 사랑하라  (0) 2023.10.07
걱정  (0) 2023.10.06
삶과 죽음  (0) 2023.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