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거림

다리위의 개

박희욱 2025. 3. 8. 11:23

드디어 이쪽 강둑에 홀로 서게된 개 한마리는 다리위를 걸어서 지나게 되었다.

그렇게 다리위를 지나가다가 이곳저곳 수면에 비친 여러 개들의 모습을 보고

짖어대면서 지나갔다. 그러다가 어느듯 세월이 흘러 반대측 강둑에 도착하고서야

물위에 비친 개들이 바로 자신이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아름다웠던 강변주위 풍경을 즐기지 못하고 수면에 비친

이그러진 세상을 짖어대면서 세월을 헛보낸 것이 참으로 후회스러웠지만

이미 다리위를 지난 상태였고, 사위는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다.

어둠속에서 홀로 컹컹 짖어대어 보았지만 아무 소용없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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