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으로 가는 길

모든 생명은 동일한 존재이다

박희욱 2009. 4. 19. 06:58

들판의 풀이나

언덕에 서 있는 나무나

수풀 사이로 날아다니는 벌레나

산을 내달리는 짐승이나

생각을 하는 인간이나

모두 동일한, 의식을 가진 존재이다


다만, 인간은 연약한 육체를 보존하기 위하여

생각이라는 이상한 하나의 도구를 머리속에 넣고 다닌다

세상의 모든 생명은 노래하고 춤춘다

예외가 있다면, 그것은 인간이 사육하는 생명이며

오직, 인간만이 불행하다. 생각 때문이다

그러니까, 인간만이 홀로 낙원에서 추방당한 것이다


나는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른다

그리고, 신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 않다

그냥, 만물의 모습을 하고 있을 따름이다

그러므로,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인간이 신의 영장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침묵으로 가는 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취산 능선의 소나무  (0) 2009.04.19
신의 용서  (0) 2009.04.19
관용과 용서  (0) 2009.04.19
외로움  (0) 2009.04.19
마음의 침묵  (0) 2009.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