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으로 가는 길

외로움

박희욱 2009. 4. 19. 06:55

15세기 일본 무사들은

나에겐 벗이 없다

 

내 외로움이 바로 나의 벗이다고 노래했다


내가 홀로 장기간 여행을 떠나는 것은, 그 외로움을 나의 벗으로 만들고자 함이었다

옛 사람들이 머나먼 순례여행의 고통을 감내한 것도, 바로 이 외로움을 격고자 하는 것이 그 목적이었으리라

그 외로움을 뚫고 깊은 내면의 세계로 침잠해 들어가지 않고서는 신을 만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그들이 도달했던 성지에는 신은 없었다


나는 여행중에 홀로 있슴의 그 외로움으로부터 기쁨을 맛보기도 했고

또, 때로는 그것으로 인하여 고통스러하기도 했다

외로움은 나로부터 땔 수 없는 하나의 그림자였다


어느날, 빛이 하늘로부터 내려와,

 

그 외로움의 그림자가 사라지는 날이 오기를 바라본다

그러나, 그러지 않아도 할 수 없다

나는 그 외로움을 나 스스로 때려는 노력은 하지 않겠다

차라리, 그 무사들처럼 나의 절친한 벗으로 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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