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으로 가는 길

아침 산책에서

박희욱 2009. 4. 19. 07:52

나는 새벽이면 수영강변에 산책을 간다

세벽운동을 하는 지나가는 발검을들은 분주하지만

나는 천천히 발걸음을 세듯 걷는다

강변에 도착하면 부족한 상체운동을 위하여 가벼운 체조를 한다

 

오늘도 강건너 저멀리 구름과 어우러져

밝아오는 여명이 좋다

강 한가운데 있는 분수대에는

언제나 해오라비 한 마리가 미동도 하지 않는채

강물을 바라보며 아침꺼리를 기다리고 있다

 

나도 강물의 물결을 본다

물결이 일고

일어난 물결은 분명코

멀리 달려가는 것 처럼 보인다

 

나의 몸과 마음도 순간적으로 오르락 내리락 하는 물결과 같다

그 물결은 하나의 실체로 존재하는 것 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물이 상승했다가 하강하는 현상에 불과하다

그것은 지금 일시적으로 상승상태에 있지만

곧 하강으로 끝날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무한대로 달려가는 물결처럼

시간과 관계없는, 영원한 어떤 것이 내재하고 있다

나는 이 몸과 마음을 나의 생명으로 보지 않는다

그것은 무지개와 같은 하나의 현상일 뿐

실재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에게 영원히 내재하고 있는 어떤 것,

그것이 나의 진정한 생명이며

그것이 진정으로 실재하는 것이며

그것이 진정한 나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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