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프로

박희욱 2010. 9. 1. 11:51

오늘 바둑중계를 보았다.

프로팀과 아마츄어팀의 시합이었는데

프로팀 선수는 김일환 9단이고, 아마팀 선수는 김철중 7단이었다

 

2말을 접고 두는 바둑이었는데도 불구하고

프로 김일환 9단의 불계승이었다

프로의 높은 벽을 절감한 한 판의 바둑이었다1

 

나는 바둑은 물론이고, 모든 것이 아마츄어다

나는 겸손떨 것도 없이 만사에 대하여 무척 조심스러워져야만 할 것 같다2

이제는 대화를 이어가기 위한 너스레도 그만두어야겠다

 

프로 김원 7단은 아마츄어들은 실력은 좋아도

평정심을 쉽게 잃기 때문에 제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평했다

그 평정심이라는 것이 바로 무심이다

 

프로기사들이 ‘몇 수나 내다보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잖아요.

 사실 어떤 때는 한 수 앞을 못 보는 게 바둑이에요.

그런 점에선 인생과 같죠.

바둑에는 한판에도 흥망성쇠가 있어요.

 아주 작은 실수로도 무너지는 경험을 수없이 해오면서, 그게 참 무서워요.

오늘도 역전패했지만, 잠시도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되고,

한 판에 100%를 쏟아부어야 하는 게 바둑이죠.

그런 점에서 프로기사는 피곤한 직업이에요. 

인생만큼이야 복잡하진 않겠지만.

  1. 바둑의 종국에서 둔 김철중 아마7단의 한 수, 한 수에는 자책의 시름이 묻어 있었다. [본문으로]
  2. 프로가 볼 때 내가 두는 한수 한수가 얼마나 엉터리 수이겠는가!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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