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으로 가는 길
배추흰나비 애벌래는 자라서
번데기가 된다
그런 번데기와 마찬가지로, 사람도 성장하면서
자아라는 두꺼운 껍질을 뒤집어 쓴다
자아의 껍질도 성장과정에서 필요하기는 하나
언젠가는 벗어 던지고 나비처럼 하늘을 높이 날아올라야 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껍질을 자신과 동일시함으로써
날아보지도 못하고 번데기로서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