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0일(금) 쾌청
프루이타에서의 일정을 기분좋게 마치고 가벼운 마음으로 글렌우드 스프링스로 출발하였다.
그러나 막상 도착하고 보니 여행시즌인데다 금요일이라 대단히 붐비는 것이었고, 마침 호스텔이 있어서 문의해보니 이번 주까지는 만원사례였다.
내가 발붙일 곳이 없어 보였고 게다가 지형이 매우 협소하고 멋진 트레일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아서 패스하고 말았다.
물론 여기에 올 때는 좋은 mtb 트레일이 있다는 정보를 가지고 오기는 했다.
글렌우드 스프링스보다 더 유명한 고급 리조트인 아스펜도 마찬가지여서 역시 패스하고,
부에나 비스타를 경유하여 비포장 도로를 타고 크레스티드 뷰트로 바로 가기로 했다.
크레스티드 뷰트는 글렌우드 스프링스와 아스펜과는 달리 시원스런 벌판이 뻗어져 있는 범상치 않는 풍광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런데 느낌이 매우 고급스런 리조트 같아서 조금 긴장하게 되었다.
긴 시간을 운전하여 피곤했으므로 모텔에 하루 지낼까 하고 제일 싼 방을 달라고 했더니 $169였다.
도리없이 물러나서 늦은 시각에 캠핑장을 물어물어서 깊숙한 골짜기 안으로 한 참 운전하여 들어갔다.
어떤 되돌아나오는 차량에 캠핑장이 있느냐고 물어보니 "Yes, Good luck!"라고 하는 것이어서 쾌재를 부르면서 더 들어갔다.
매우 울퉁불퉁한 길을 따라서 더디어 캠핑장에 도착하였는데 분위기가 영 아니었다.
남은 텐트사이트가 있느냐고 물어보니 여기는 없고 조금 더 위쪽으로 가면 있을 거라고 했다.
늦은 오후라 어둠이 깔리면서 눈덮인 산에서 냉기가 골짜기를 따라 내려오고 있었고, 여기서는 도저히 몸을 씻을 형편이 아니었다.
안되겠다, 후퇴다!
나오면서 생각해보니 "Good luck!'이라고 했던 그 친구의 말은 "잘 해봐!"라는 뜻이었고 그도 도망쳐 나오는 길이었을 것이다.
숙소를 찾으려면 여기서 50여 km나 떨어져 있는 Gunnison까지 내려가야 한다. 마음이 조급해졌다.
비포장도로를 타고 내려가는데 앞에서 경찰차가 서 있어서 무심코 뭣땜에 거기 있지하면서 지나쳤다.
그런데 조금 가다가 백미러를 쳐다보니 경광등이 번쩍거리고 있었다.
아차! 내가 걸린 것인가?
거기는 제한속도가 30마일인 비포장도로인데 그런데서 속도위반을 단속하지는 않을게 아닌가.
그래서 정차하지 않고 속도를 늦춰서 앞으로 나아갔는데 정지표지판이 있는 T자 도로를 마주쳐서 정차하지 않을 수없었다.
백미러를 보니 경찰차가 내 차의 뒤에 섰다.
아, 내가 걸렸구나.
벌금 좀 내면 되니까 겁날 것은 없었다. 다만 벌금의 액수가 문제이기는 하지만.
$100쯤이나 될까? 아니면 $200?
별로 달려보지도 못하고 걸리다니!
그런 생각을 하면서 차문을 열고 경찰차 쪽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이게 왠 일이냐!
두 녀석이 권총을 두 손으로 붙잡고 총구를 나의 다리쪽으로 겨냥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자동적으로 두 손을 가볍게 들어올렸다. 저항할 의사가 없다는 표시였다.
"Go back to yor seat!" 냉정한 목소리로 명령했다.
운전석으로 돌아와서 조금 기다렸더니 그제서야 내게로 다가와서 운전면허증을 요구했다.
내가 운전면허증을 어디에 두었더라?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차 안을 이리저리 뒤져봐도 어디에 두었는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환장할 일이다. 조금 당황을 하다가 내 자신에게 화가 났다.
"I'm a korean, this car is rent-car."라고 했더니
그러면 렌트 계약서를 보여달라고 했다.
그것 역시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들은 당황하는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이거 미칠 노릇이 아닌가. 빤한 차 안에서 그것을 못찾다니!
그러다가 드디어 생각이 났다.
LA를 출발할 때 배낭의 안쪽의 등쪽 쟈크속에 안전하게 넣어둔 것을 그동안 잊어먹어버린 것이다.
어쩌면 당황해서 그런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국제운전면허증과 계약서를 건네주었더니 경찰차로 돌아갔다.
백미러로 보니까 어디로 전화를 하는데 아마도 AVIS에 렌트 사실을 확인하는 것 같았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나의 자리로 왔다.
"나는 과속을 하지 않는 사람인데 오늘은 캠핑장 사이트를 잡을 수 없어서 늦은 시각에 구니선까지 가야 하기 때문에
서둘다가 경찰을 보고도 깜박했다. 미안하다."
그들은 서류를 돌려주고, 명함에 과속위반에 대해서 주의를 주었다고 적어서 내게 주었다.
"Do yu forgive me?"
"Yes, but be careful!"
"Thank you!"
여기 크레스티드 뷰트에는 유난히 교통경찰 차량이 많이 보였다.
그리고 속도제한도 무척 낮아서 보통 25마일 또는 15 마일 정도다.
고급 휴양도시이기 때문에 그러하고 특별히 단속이 심한 것 같다.
91년도에도 속도위반으로 벌금 $120을 낸 적이 있다.
LA로 돌아와서 민박집 주인에게 이 얘기를 했더니 나에게 운이 좋다고 한다.
보통 봐주는게 없고 자칫하다가는 총을 발사한다고 한다.
그럴 경우는 꼼짝하지 말고 운전석에 그대로 앉아 있어야 한단다.
자신도 얼마전에 속도위반으로 $320의 벌금 스티커를 받았는데 억울해서 항의를 할까 말까 고민 중이라고 했다.
제판정에 서봐야 왔다 갔다하면서 시간만 뺏기고 결국은 이길 승산이 없다고 한다.
나를 봐준것은 차 안의 풍경을 보고 그러했을 것이다.
자전거, 텐트, 신발, 옷가지, 가방, 여행안내브로슈어 등 어지럽게 널려 있는 것을 보고서 동정심이 발로된 것이 아닐까.
유심히 살펴보았는데 멀리서 보면 경찰차를 분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과속은 조심할 일이다.
의도적으로 분별을 어렵게 하는 것 같다.
아무튼 그리하여 조심조심 운전하여 군니슨에 도착하여 모텔에 방값을 알아보니 $90.
불안한 마음을 억누르고 뒤돌아 나와서 다른 모텔을 몇군데 알아보니 No vacancy!
이거 큰일난게 아닌가?
드디어 차안에서 잠자기 생겼네!
오늘이 주말이라 빈방이 없단다.
도리 없이 중심가에서 조금 떨어진 곳까지 나가서 알아보니 역시 $90.
비싸고 자시고 할 상황이 아니었다.
해발 3629m
Contnental Dvide는 로키산맥의 능선이 지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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