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Well-aging

박희욱 2016. 10. 5. 07:12

Well-aging!
참 좋습니다.
내 기억에 처음으로 늙음이 아름다울 수 있구나 하고 생각을 한 것은 지중해의 모나코 시내버스 안에서였습니다.

1990년도였는데, 두 부부는 백발이었지요.

두 분 모두 하늘색 치마와 바지, 그리고 흰색 브라우스와 노타이 흰 와이셔츠 차림이었지요.

너무나 곱게 늙어셔서 그 커플이 주는 느낌이 젊은 커플이 주는 느낌 보다도 더 상큼했으니까요.

불어를 공부한지가 참으로 오래전이라 기억에 남은 몇 마디로 당신들은 젊은이들 보다 더 아름답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70대 이상의 경염대회를 개최해야 한다고 생각할 정도였습니다.

또 하나의 경우는 미국 시애틀 앞바다에 있는 산후안섬 캠핑장 관리인 부부였습니다.
나는 당신들은 미국에서 가장 행복한 부부임에 틀림없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온화하고 부드러운 모습이 그들의 인생 전체를 보여주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내가 당신들은 서로 닮았다고 했더니 그 남편은 아내에게 이렇게 조크를 했습니다.
"우린 서로 닮은게 아니지? 당신이 나를 닮은거지?" 그러고는 다른 사람들도 닮았다고 한다는 것이었다.

Well-aging!
그것은 곱게 늙는 것이겠지요. 그렇게 되면 온화하고 부더러울 수 밖에 없겠죠?

그 비결은 정열이 아니라 흐르는 물처럼, 흐르는 강물처럼 그냥 그렇게 흘러가는 것이 아닐까요?

그것이 어찌 내 뜻대로 되겠습니까?
그냥 내가 떠내려가는데로 그냥 그렇게 쳐다볼 수밖에!



2006년 미국 시애틀 산후안섬 캠핑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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