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프로기사 박정환 9단

박희욱 2016. 10. 5. 07:50

프로기사 박정환 9단은 한국 바둑랭킹 1위를 지금 몇년째 계속 유지하고 있고,

세계랭킹으로 말하면 중국의 커제와 함께 1~2위를 다툰다.

그의 바둑은 무결점의 바둑으로 칭송되고 있을만큼 한국 바둑애호가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어느 바둑 기전에서 그는 중국기사한테 져버리고 말았다.

나는 속으로 화가 났고, 박 9단이 미워졌다.

(짜식이 그 따위한테 져버리다니! 믿을 만한 놈이 못돼!)

그 순간 그런 생각을 하는 나 자신을 돌아보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박 9단이 자기가 이기겠다고 나한테 약속이라도 한 것인가?

박 9단이 지고 싶어서 졌는가?

박 9단이 한국의 대표라고 스스로 자임이라도 한 것인가?

아무것도 아니지 않는가?

그런데 나는 왜?


이 나이가 먹도록 마음은 어린애 시근보다 못하다!

이 철딱서니 없는 마음을 언제까지나 짊어지고 다녀야 하나!

철들자 노망한다는 옛말이 거짓말이 아니구나!

이 더러운 마음을 떨쳐버리자면 노망하거나 죽는 수 밖에 없겠다.

죽는게 좀 더 낫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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