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등산

17년 09월 29일 천황산(배내고개-천황제)

박희욱 2017. 10. 1. 21:15

9월 29일(금) 맑음


아침에 일어나서 취사를 하려고 버너에 개스를 연결하자니 안되는 것이었다.

십수년 동안이나 잘 사용했던 버너의 연결나사가 바가가 난 것이다. 이 일을 어쩌나!

아내에게 집에 있는 다른 버너를 가져오라고 해야 하나, 여기 모든 짐을 놔두고 천황제까지 자전거로 가볍게 다녀오고 말아야 하나,

그럴 것 없이 다음을 기약하고 그냥 집으로 돌아가야 하나.

결론은 언양으로 내려가서 새 버너를 사오기로 했다.

배내고개에서 히치하이킹을 하여서 석남사 입구로 가고 거기서 버스를 타고 언양까지 갔다.


언양에 도착해서 가게 문을 여는 오전 10시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어서 이곳에서 중계사를 하는 고향친구 박중식의 사무실로 갔다.

초등2학년 때까지 그 친구와는 바로 곁의 이웃이었으나 오랜동안 헤어져 있어서 그 친구를 잘 몰랐고 다만, 정직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그 전에도 언양에서 두어번 그의 사무실에서 만난 적이 있었으나, 이번에 대화를 해보니 나와는 성향이 너무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다른 정도가 아니라 나와는 모든 것이 반대성향인 것 같았다.

나처럼 고생스런 여행이나 등산을 하는 것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무엇 때문에 그런 높은 곳에 힘들게 올라가서 캠핑을 하느냐고 반문하였다.

나와 비슷한 점이 단 하나도 없는 것 같아 보였다.


언양에서 버너와 개스를 구입해서 석남사입구에 도착했더니 배내골로 가는 버스가 방금 출발했기 때문에 다음 차는 2시간 30분 후에 있다는 것이었다.

걸어서 가면 얼마나 걸리냐고 물었더니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고 했다. 걷기로 하자.

석남사 입구를 출발해서 걸어가면서 히치하이킹을 시도했는데 예상대로 마음이 넉넉한 사람은 별로 없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성공했는가 했는데 밀양가는 차여서 배내골-석남터널 삼거리에서 내려야 했다.

그 운전자도 사실은 길을 묻기 위해서 차를 세워 준 것이었다.

삼거리에서 다시 얼마간 걷다가 바로 배내고개에서 일하는 트럭을 잡아타고서 배내고개까지 30분만에 무사히 돌아갈 수 있었다.


오전 11시 30분: 언양에서 석남사 입구 도착

오후 12시 00분: 배내고개 도착

오후 01시 10분: 배내고개에서 천황제로 출발

오후 03시 20분: 천황제 도착




배내고개에서 본 석남사 입구





배내고개





끌바 시작


























샘물상회 입구 도착





왼쪽의 사자평과 천황산 사자봉





이 나무가 없다면 이곳의 풍경은 죽어버릴 것이다.



































드디어 천황제 도착

홀로 텐트를 쳤다.

나는 이런 고요함을 즐기려 왔다.





도착하고 보니 물이 없었다.

그래서 다시 자전거를 타고 멀리 물이 있는 개울까지 달려가야 했다.

온 산이 물이 말라 있었고, 다음 날에 가보니 하루만에 물이 줄어 있었다.

거기서 몸을 씻고 나니 무척 개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