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otland

Broadford-Ullapool(The Wee Campsite-Torridon 1)

박희욱 2018. 9. 30. 12:01

이번 여행에서 은근히 가장 큰 기대를 가졌던 곳이 스코틀랜드의 북서해안이었다.

그러나 내가 상상했던 풍경과는 거리가 멀었고 그만큼 기대에 못미쳤다.

그래도 내게 제일 아름다웠던 곳은 아래 지도의 서행안의 수직 루트였다.

내가 상상하는 풍경은 노르웨이 최북단이나 라플란타 지역에 가야 볼 수 있을지 않을까 한다.

그런 풍경을 보기 위해서 알래스카에 갔었지만 만나보지 못했다.



저 Pass의 고도는 625m였으며 경사도가 10%에 이르는 매우 긴 오르막이었다.




7월 16일(월) 새벽에 또 비가 내린다, 이 비가 오늘의마지막 비이기를!


하늘을 쳐다보니 여전히 먹구름이 가득하다. 어떻게 할 것인가.

오후 5시 강우확율이 33%다.

이른 아침부터 비둘기도 계속 울음을 내고 있다. 

그놈들도 비가 싫은지 번갈아 가면서 울어댄다.


midge는 아마도 날개달린 동물치고는 최소일 것이다. 과연 눈은 있을까? 

너무 작아서 눈이 붙어 있을 자리가 없을 것 같다. 초파리는 이에 비하면 자이언트다.

아무튼 흡혈의 비행을 저지르는 놈들 중에는 가장 작은 놈들이다.


8시 10분 출발. 출발은 항상 그렇지만 귓불떼기 만한 푸른 하늘을 볼 수 있어서 기분은 좋았다.

예상치 못한 엄청난 고개를 만났다. 일부 구간은 끌바를 해야 했다.

고개를 넘어서 한때 하늘이 제법 개이는가 했더니 곧 운천으로 바꼈다.

Torridon으로 가는 북부의 길은 대단히 기복이 심하고 경사도조차 급했다.

어제 우중에 출발한 부부는 고생께나 했을 것 같다.


오후 5시에 Torridon SYHA에 도착하였다.

숙박료 25파운드, 아침식사는 5.5파운드 별도.

호스텔 규모도 크고 시설도 훌륭했다. SYHA는 어디로 가나 시설은 최상이지만 그만큼 비싸다.

습기찬 침낭과 옷을 말리고 몇가지 빨래를 하고나니 기분이 개운했다.









너희들 왜 달아나니?

이쁜 친구 솔향이를 안 데리고 오셨잖아요!

나도 좀 좋아해주면 안되겠니?


































길고 긴 오르막이 기다리고 있었다.








































뒤돌아 본 길

일부분은 끌바를 해야 했다.





넌 왜 집도 없이 싸돌아 다니냐?

아저씨도 마찬가지잖아요!

나는 텐트가 있잖아!

나도 텐트가 있어요, 풀잎이 내 텐트예요.









625m 고지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기다리고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영원으로부터 와서 영원으로 회귀한다.

이 지구상에서의 삶은 찰라일 뿐이고 영원이 우리의 진정한 본성이다.


사람들은 영원을 한없는 시간으로 여긴다, 아니다.

영원은 무시간이고, 순간도 무시간이다.

순간이 아무리 많이 쌓여도 순간, 즉 무시간이다.

결국 영원과 순간은 동의어이다.


예수의 부활은 영원으로의 회귀이다.

그는 십자가 위에서 영원회귀의 모습을 인류에게 시연한 것이다.

그것이 인류의 구원이다.



































푸른 하늘과 흰구름의 어우러짐이 황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