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홀로

박희욱 2022. 9. 28. 20:24

인간은 누구나 홀로가 되는 것을 두려워 한다.

세상을 등지고 산속으로 들어가는 사람조차도 알고보면 소외로부터의 도피행위다.

그래서 사람들은 사회로부터 소외되지 않으려고 발버둥친다.

인간이 현생인류로 진화하기 전의 원숭이시대부터 군집동물이었기 때문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은 옳다.

 

그래서 사람들은 세상으로부터 소외되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것이 바로 인생이며,

그 발버둥이 삶의 고통이다.

사람들은 세상속에 어울려서 살면서 홀로임에서 오는 외로움, 쓸쓸함, 허전함 등을 

해소하려 들지만 그것은 일시적일 뿐 본원적인 해결의 길이 아니다.

대체로 늙어가면서 점점 더 하나의 고립된 섬으로 되어간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종교를 가짐으로써 믿음의 사회에 자신을 종속시켜려 한다.

 

그러나 종교는 나의 길이 아니며, 나의 길은 내가 충만해지는 것이다.

그 충만은 이것저것으로 마음을 가득 채우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잡동사니를 치워서 비우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법정스님이 말했던 텅빈 충만이리라.

사람들은 잘 알아차리지 못하겠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지식도

알고보면 그런 잡동사니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나이가 들어서 성숙해지면 그런 지식도 벗어던지고 자유로워져야 한다.

 

사람들은 텅빔을 두려워 한다.

세상사를 비판하면서도 거기에 지나친 관심을 가지는 것도 텅빔이 두려워서다.

심지어 마음을 텅비우기 위한 명상조차도 텅빔을 채우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한다.

육체적으로 빈약한 인류는 수백만년 동안 군집의 사회적 동물일 수 밖에 없었지만

문명화된 사회에서는 대중속에서 뛰쳐 나와서 홀로 설 수 있다, 무소의 뿔처럼.

 

소외를 가장 두려워하는 무리가 정치인들이다. 

권력을 쥐고 있으면 버러지들이 꼬이기 때문이다. 

권력을 놓는 순간 버러지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것을 아는 권력자는 

그 권력을 놓지 않으려고 온갖 수단을 강구하는 것이다

 

권력뿐만아니라  금력이나 명예에 천착하는 것도 권력과 마찬가지로

심리적 기저에서는 사회로부터 소외되지 않으려는 욕구의 발로다.

그러므로 홀로가 그대에게 자유를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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