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으로 가는 길

이유

박희욱 2023. 12. 8. 06:48

사람들은 세상만물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말들 한다.

과학자들은 그런 이유를 찾는 사람들이다. 한편

세상만물에는 아무런 이유가 없고, 있는 그대로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있는 그대로, 즉 이유를 알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그러면, 이유는 있는 것일까, 없는 것일까.

그것은 이유의 존재유무가 문제가 아니라 당사자의 필요에 따른 문제다.

욕망이 있는 자는 그 욕망을 달성기 위해서는 이유를 찾아야 한다.

반면, 욕망이 없는 자는 이유를 찾아야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알고보면, 이유란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결국, 본래 이유란 없고 욕망이 만들어내는 일종의 현상이다.

그러니, 道法自然이니 그 이상 나아가지 말아라.

 

 

* 에드먼드 힐러리가 지구상 최고봉 에베레스트산을 오르자 어느 기자가 물었다.

  '당신은 무었 때문에 그렇게 높은 산에 힘들여서 오릅니까?'

  이에 힐러리는 말했다.

 '그냥, 거기 산이 있기 때문이지요.'

  이 대답은 사실상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다른 사람이라면, 저마다 수많은 이유를 대겠지만 그 이유는 모두다 자신의 편리일 뿐이다.

  

 누가 왜 사는가고 묻는다면, 역시 사람마다 수많은 답변을 할 수 있겠지만

 정답은 '삶이 내 앞에 펼쳐져 있으니까'다.

 삶에 있어서 인과법칙은 통하지 않는다.

 과학에서도 마찬가지다. 다만

 과학에서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을 뿐이다. 

 

8천미터급 14봉을 최초로 무산소 등정한 라인홀트 매스너에게 어느 기자가 

왜 산에 오르느냐고 묻자 매스너는 그 기자에게 당신은 무엇 때문에 사느냐고 쏘아붙였다는 일화가 있다.

나는 인과법칙을 인정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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