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글

한국어의 뿌리는 중국어에서 비롯된 것이다?

박희욱 2024. 7. 27. 14:38

한자가 동이족이 발명한 문자이므로 한자는 한민족의 글이라고 주장하는 자들이 있는데, 참으로 화가 치밀 지경이다. 

청나라를 건국한 후금은 결국 중국인들에게 흡수되어서 역사에서 사라져버렸다. 약 3천4백년전에  원시부족이었던 동이족은 은나라을 세우고 화하족의 지배계층이 되었다. 문명은 흐르는 물과 같이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그 동이족은 앞선 화하족문화를 받아들임에 따라서 자연히 그들의 언어도 받아들였을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약 400년 정도 지배를 했으니 동이족의 언어는 화하족 언어로 변했을 것이다. 이것을 두고 옛 한자(갑골문자)의 음이 지금의 한국어 발음과 비슷하다고 해서 한자를 동이족 발명한 문자인 증거로 삼는다. 참으로 제정신의 주장인지 의심스럽다. BC 1000년경에 은나라가  멸망한 후 그 동이족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아무래도 후금의 여진족처럼 화하족에게 흡수되어서 지금의 한족의 피 속에 사라졌을 것이다. 

그리고 표음문자가 없었던 고대의 문자를 무슨 수로 그 음을 알아낸다는 말인가? 반절법같은 간접적인 방법이 있겠지만 그 방법으로 어떻게 한자의 음을 정확히 밝힌다는 말인가? 게다가 그 반절의 음조차도 지금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을 것이다. 한자가 한국어임을 밝히는 비근한 예가 바람 풍(風)이다. 風은 지금 중국에서 '헝'으로 발음되는데, 고대에는 'prem'으로 발음되었으니 우리말 '바람'과 유사하니 그 風은 동이족, 즉 지금의 한국인들의 조상이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에서는 'prem'이 '헝(feng)'으로 변천하는 동안에 한국어 '바람'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는 말이 된다. 있을 수없는 일이다. 불과 600년전에 만들어졌던 훈민정음을 그 당시 소리로 읽는다면 지금은 거의 알아들을 수 없다. 

이것은 한자가 우리말이라는 증거가 아니라 반대로 한국어는 중국어에서 유래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 사실 지금의 한국말 중에서 70%가 한자, 즉 중국어에서 온 말이 아닌가? 이것을 증거로 한국말은 중국 자기네 것이라고 말한다면 무엇이라고 항변할 것인가? 

한자가 동이족이 발명한 증거로서 흔히 들먹이는 예가 '집 家'이다. 즉 집안에서 돼지를 기르는 민족은 한민족 뿐이니 이 글자도 분명히 동이족이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정말로 추운 북녁땅에서 내려온 동이족이 과연 말뚝(필로티)을 세워서 아래층에 돼지를 키우고 윗층에 살았을까? 그리고 윗층에서 변을 아래층으로 내려갈기면서 살았을까? 당신 같으면 그렇게 살 수 있을까? 남방민족처럼 그런식으로 집을 짓고 살았다면 온돌 민족인 한민족은 지금쯤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그것보다는 집을 돼지가 사는 곳으로 표현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물론 돼지가 글자를 만든다면 그렇게 할 수 있겠다.

이런 얼치기 역사학자들이 주장하는 것은 보면 하나부터 열까지가 그야말로 견강부회 뿐이다. 내가 걱정하는 것은 이런 견강부회가 대한민국의 역사의 기반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팔이 안으로 굽는 이런 역사를 한국인들은 역사를 잊으면 안된다고 하면서 환영한다는 것이다. 역사는 기억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역사를 바로 알고 반성함으로써 올바른 방향으로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엉터리 역사의식은 국제적 상황을 오판하는 원인이 될 수 있고, 그런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고 자금에도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뽕이 난무하는 나라. 컴플렉스가 있는 개인과 민족은 대개 그렇다.

한자가 우리글이라고 주장한다고 해서 대한민국에 실익이 있는가? 전혀 없다. 중국인과 대만, 일본, 등 한자를 사용하는 모든 국가와 사람들은 한국인들을 업신여길 것이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실익보다는 거짓이라도 명분을 선택하는 민족이다. 이것이 중국이 한반도를 흡수하는 빌미로 이용하지나 않을까 두렵다. 임어당이나 주은래가 한자가 한국인들이 만든 것이라고 입에 발린 말을 한 저의가 여기에 있을지도 모른다. 사실로,  2차대전 종전을 앞두고 개최된 카이로회담에서 중국의 장개석이 특별히 한반도만 콕 찝어서 독립을 시키도록 명문화한 것은 한국인을 위한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그것은 독립시킨 한반도를 중국의 위성국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 또 귀국하는 김구에게 거금 20만달러를 건네준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보면 된다.

차라리 중국인들이 한민족에게 갖다붙인 동이족이라는 말을 버리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한다. 동이족을 황하동북족이라고 하면 어떨까 한다. 중화사상에서 벗어날 때가 한참 지났다. 중국의 루쉰이 '한자불망 중국필망'이라고 말했드시 한자는 열등한 원시문자가 틀림없으니 한자에 대한 미련은 깨끗이 버리자. 

'잡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타연습  (0) 2024.08.02
착취  (0) 2024.08.01
한자는 동이족의 글이다  (0) 2024.07.22
러시아-우크라이나 침략전쟁을 보는 나의 관점  (0) 2024.07.22
한국이 망한 일본을 역전하다  (0) 2024.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