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글

인생은 소송싸움

박희욱 2024. 8. 30. 18:40

너무 오래전에 읽은 소설이라 정확한지는 모르겠으나,

아마도 프란츠 카프카의 '城'이었던 것 같다.

주인공 K는 어떤 형사소송에 피소되었는데,

이 소설에서는 어떤 소송이었는지는 전혀 언급이 없다.

다만, 이 소송사건은 끝없이 오랜 기간 진행이 되었고, 그래서 주인공 K는

소송싸움에 지쳐서 그랬는지 승소하려는 생각도 없이 무저항으로 일관하였다.

내 기억에는 그냥 될대로 되어라는 식으로 이 소송사건을 내팽겨치다시피 했다.

결국 K는 사형선고를 받고, 아무 저항도 없이 사형장에 끌려가서 처형되고 만다. 

그가 사형당하기 전에 내뱉은 말은- 내 기억에는

"개새끼!"라는 한마디였다.

 

오늘 뜬금없이 문득 그 소설이 생각났다. 지금 생각해보니 작자 카프카는

그 소송건을 사람들의 인생에 비유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니까 사람들은 보통 소송싸움을 하듯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카프카는 소송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는

K를 통해서 실존적 인간을 그려내려고 했던 것이 아닐까 한다.

사람들은 혹시 법정에서 죽기살기 소송싸움 하듯이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세상이 더욱 더 각박해지고, 모두가 치열하게 살아가야 하는 둣이 보인다.

유치원 때부터 그 치열한 경쟁이 시작되는가 보다.

이러다가 모두가 죽을 때, K처럼 욕설이나 내밷고 죽지나 않을까 걱정된다.

 

사람들이 탄생을 해서 죽을 때까지 살아간다는 것이, 마치

형사소송의 피의자처럼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K처럼 패소해서 사형당하면서 욕설이나 내밷고 죽어서도 안되겠지만,

또 이긴들 무엇하겠는가, 승소해도 기나긴 소송싸움에 지치고,

이미 황혼은 저물어가는데...

'잡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의와 불의  (0) 2024.08.31
Jonathan Livingston Seagul  (0) 2024.08.31
그러 살 거 있습니까?  (0) 2024.08.30
인생은 파도타기  (0) 2024.08.29
믿음  (0) 2024.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