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LG배 세계바둑대회 결승 2국에서 초유의 반칙패가 발생했다.
세계대회 8회 우승에 빛나는 중국의 커제선수와 한국의 변상일 선수간의 시합이다.
상대전적은 커제의 8전8승이다, 이번 1국도 변상일이가 져버렸다. 반칙내용은
사석을 바둑통 두껑에 올려놓지 않고 바둑알통 옆에 놓았다는 것이다. 이 위반은
바둑시합내용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반칙패를 선언한 것이다.
이것은 나의 추론에 불과하지만, 하도 이상한 규정이라서 토로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기원은 8전8패의 변상일이가이길 수 있는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는 것을 알고
승리할 수 있는 다른 길을 모색했다. 그것은 중국기사들의 습관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중국바둑에서는 잡은 사석은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에
잡은 사석을 상대선수의 바둑통에 넣기도 한다.
그래서 한국기원은 바둑역사 3천년동안에 없었던 새로운 반칙패 규정을 만들었다. 즉
잡은 사석을 바둑통두껑에 올려놓지 않으면 반칙패라는 것이다.
이 규정을 불과 대회 1개월전에 중국측에 공문으로 전달했으나,
중국측은 커제선수에게 전달하지 않은 실수를 한 것이다. 그러나
전달했다 하더라도 바둑의 수읽기에 모두하다보면 얼마든지 실수할 수 있는 것이고
그점을 노린 것이 한국기원의 이번 규정일 것으로 추측하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커제의 상대선수가 10전 전승의 신진서선수였다면 수십년의 역사를 가진
LG기왕전에서 이런 규정을 시합 1개월 앞두고 조급하게 만들었을까?
참으로 어이없는 간교한 의도가 여실히 드러난다. 그리고
감독관은 왜 변상일이가 지적하기 전에 커제의 반칙패를 고지하지 않았을까?
차마 그런 자그마한 실수로 반칙패를 선언하기에는 양심이 허락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신진서선수였다면, 커제의 실수를 감독관에게 일러바쳤을까?
변상일의 인간성도 드러나는 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