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으로 가는 길

우연인가, 필연인가?

박희욱 2009. 11. 14. 11:19

한 아이가, 어느날 

저녁밥을 잘 먹은 후, 

인라인스케이트를 신고서

  

집앞 도로를 건너 해변가로 바람쇠러 나가려고  

급히 도로를 건너다가 달려오는 승용차에 받혀서  

공중으로 2m쯤 날았다가 땅바닥에 떨어지는 것을 목격했는데 

그 순간,  나는 고개를 돌려야 했다. 그 교통사고 며칠후,  

나에게 목격자 진술을 요청하는 경찰에게 알아보니 다행히 별로 다친 곳은 없었다고 했다.

 

나는 그때, 그 사고가 당사자들에게는 재수없는 우연적인 사건이었다고 생각했다. 

그 이후 한동안, 그것은 부주의한 사람의 필연적인 사건이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는, 그것은 그냥 그렇게  일어난 일일 뿐이며, 

모든 사건에는 우연이니 필연이니 하는 것은 없다는 것을 안다.

 

우연과 필연은 신기루 같은 하나의 허상일 뿐이다1.

 

 

  1. 어떤 사건에 대하여 그것이 우연인지 필연인지 신에게 여쭤보라. 그러면 신은 침묵을 지키실 것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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