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ask

7월 15일 유레카(Eureka)-마타누스카 캠핑장(Matanuska Glacier State Rec. Site)

박희욱 2012. 8. 18. 11:28

  하늘이 흐리지 않고, 춥지도 않고, 바람도 불지 않고, 캠핑장 걱정이 없다면

자전거 라이딩은 희희락락인데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이며,

오늘의 이 구간은 알래스카 도로경관의 압권이었고, 교통량도 그렇게 많지 않았다.

 

 

 

 

 

 

 

 

 

구름이 아름다운 것은 푸른 하늘의 배경있기 때문이다

푸른 하늘의 배경이 없는 구름은 험악하다

삶도 그러하다

그대가 모를지라도 그대의 배경인 영혼이 있기 때문에 삶은 가치가 있는 것이다

 

영혼은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이다

아니다, 색갈도 없는 그냥 텅빈 푸른 하늘이다

그것이 바로 하느님 즉, 하나임(하나님)이다

 

色卽是空

空卽是色

 

 

 

RV 운전자의 시야가 120도라면

자전거 운전자의 시야는 270도이다.

RV운전가 시속 60km로 달린다면 그 시야는 60도로 줄어든다.

자전거 운전자도 시속 12km로 달린다면 시야가 210도로 줄어든다.

TV로 치면 20인치 화면과 60인치 화면의 차이쯤 된다.

 

그리고 차량속에서는 눈으로만 경관을 보겠지만

자전거 위에서는 온몸으로 본다.

 

 

 

 

 

 

 

 

 

 

 

 

 

 

 

오토바이커와 내가 동일한 도로를 달리고 있지만

그들이 느끼는 감동과 내가 느끼는 감동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고,

RV 차량을 몰고 다니는 사람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TV 화질로 말하면 보통화면과 HD화면과의 차이보다 더 크다.

 

 

 

 

 

 

 

 

 

 

 

 

 

 

 

 

 

 

 

 

 

 

 

 

 

 

 

 

 

 

 

 

 

 

 

내가 이렇게 힘든 자전거 여행을 하는 것은

오늘과 같은 가슴 벅찬 감동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며,

그것은 다른 교통수단으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것이다.

자전거가 아니면 어떻게 눈시울 적시는 이러한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인가!

걷는 것 외에는!

 

 

 

 

 

 

 

 

 

 

 

 

 

 

 

 

 

 

 

 

 

 

 

 

 

 

 

 

 

 

 

 여기서부터 기복이 심해지고 맞바람이 강하게 불기 시작했다.

알래스카에서는 치트나에 들어갈  때 외에는 바람이 비교적 없었다.

다음에 델타쟝크션에서 팩슨으로 갈 때 또 엄청난 맞바람을 맞아야 했다.

 

 

 

 Grand View RV Park

 

 

 

 

 

 

 

 Matanuska Glacier

눈이 표면에 조금 쌓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재로는 수십 미터 깊이의 얼음이 땅속에서 밀려서 내려가고 있다.

 

 

 

 

 

 

 

 

 

 

 

 

 

 

 

 

 

 

 

 

 

 

 

 수낭의 이 물줄기에 머리를 감고 발도 씻고,

식기도 씻고 하면서 매우 유용하게 사용하였다.

이것이 없었다면 어찌할 뻔했는가!

 

자전거 물통의 물이 부족할 경우를 대비하여 가져온 것인데 그 용도로는 전혀 사용할 필요가 없었다.

 

 

 

여기는 아침에 Slide Mountain RV Park에서 만났던 사람들이 추천한 캠핑장이다. 

 

오후 3시 40분에 도착하여 오늘은 일찍 주행을 마쳤다.

이 캠핑장에는 내가 제일 먼저 도착하였고 한산한 캠핑장이었다.

제일 낮은 위치의 바람이 약한 곳을 선택하였다.

에어매트리스가 문제가 있어서 매트리스 밑에 잡초를 뽑아와서 깔았다.

사이트 요금은 $15

 

캠핑사이트에 도착하면 먼저 자전거에 부착된 패니어를 탈착한다.

바닥이 평편한 곳을 골라서 텐트를 친다.

텐트안에 패니어를 집어 넣고 짐을 풀어서 정리정돈을 한다.

수낭에 물을 길어와서 야외식탁에 올려놓고 가느다란 물줄기로 머리와 다리를 씻는다.

텐트안에서 스토브로 시에라컵에 물을 데우고 종이타월에 적셔서 환자용 세제(Bedside Care)를 뿌리고

그것으로 온몸을 닦아낸다.

등은 종이타월이 닫지 않기 때문에 작은 수건을 사용하여 닦는다.

몸을 닦고 나면 옷을 갈아입고 나가서 수건을 빨고

노트에 오늘을 기록하고, 내일의 일정을 살피고

그리고 취사를 하는 것이 보통의 과정이다.

 

 

 

출수구가 저렇게 바닥에 붙을 정도로 낮은 이유를 알 수가 없다.

그것 땜에 사용하기가 엄청 불편했다.

 

왼손으로 코펠을 기울여서 받히면서 오른손으로 펌퍼질 하기가 무척 힘들다.

오른손으로 펌퍼질을 하면서 왼손 하나로 수건을 빨아야 하는 불편을 상상해보라.

수질 또한 붉으스럼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