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ask

7월 17일 와실라(Wasilla)

박희욱 2012. 8. 19. 07:55

날씨: 뭉개구름이 떠 있는 눈부신 날

 

  와실라는 인구 5천 남짓의 작은 도시인데도 불구하고 엄청난 크기의 스포츠 용품이 3개나 있었다.

이 도시는 알래스카의 주도로 개발하였는데 기존 주도가 있는 쥬노 주민의 강력한 반대로 계획이 중단된 상태라 한다.

쥬노는 인사이드 패시지 즉, 캐나다 안쪽으로 내려온, 알래스카에서 먼 아래쪽에 위치해 있다.

 

  와실라에 도착하자 먼저 급한 매트리스부터 구입하려고 2개의 스포츠 용품점에 들렀으나 내가 원하는 것은 없었고 3번째 전문점에서 찾을 수 있었다.

그런 후 와실라 호스텔에 투숙하려고 했으나 찾을 수가 없었다. 인포메이션 센터는 문을 닿았고, 경찰서도 이미 문을 닫았고, 아무리 물어보아도 아는 사람이 없었다. 하기사 부산에서 외국인이 부산의 호스텔이 어디 있느냐고 물으면 대답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래서 캠핑장을 찾으려 했으나 그것 또한 근처에서는 찾을 수 없었다. 이미 자전거 주행은 117km를 하였기 때문에 무척 지쳐 있었다. 기복이 심하고 맞바람까지 불어서 대단히 힘든 라이딩이었다. 그러고 보니 오다가 마주친 자전거 여행자가 모두 나와 반대방향으로 달렸다.

 

  할 수 없이 모텔을 찾았으려고 몇 사람에게 물어 보았더니  이상한 것이 모텔조차도 어디에 있는지 아는 사람이 없었다. 우리나라에는 흔하고 흔한 것이  모텔인데 여기서는 전혀 보이지를 않았다. 날은 어두워져 가고, 몸은 무척 지쳤고, 사정은 이러하니 나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시내를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다가 최후로 RV Park를 찾아 고개를 올라서 멀리 보이는 숲으로 뒤덮인 넓은 들판 쳐다 보았다. 만일 저 멀리까지 가서 RV Park를 못찾으면 나는 되돌아 올 여력이 없다. 되돌아 가자.

 

  그렇게 하여 이 고개를 올라올 때 보아 두었던 Alaska View Motel로 돌아와서 투숙하게 되었다. 이번 여행에서 3번째 모텔에 투숙하게 된 것이다. 여기서도 숙박비를 갂아 보려고 했으나 내 뒤에서 사람이 기다리고 있는데 그럴 수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어제 저녁에는 $123.75를 지불하였고, 오늘은 어제와는 달리 젊은 여자가 카운트를 지키고 있었다. 그래서 자전거 여행자의 근성을 발휘하여 사정을 말했더니 디스카운트는 안되고 군인할인 $10를 해주겠단다. 아무튼 내가 예상한 금액은 $150 이상이었다. 알래스카의 여행성수기 숙박료는 상상을 넘어선다.

 

  어제 저녁에는 밥을 한 코펠 가득 해서 먹고 나서 설겆이를 하려니 너무 피곤하여 까무러칠 지경까지 갔다. 의자에 잠시 앉아서 쉬었다가 겨우 설젖이를 마칠 수 있었다. 이렇게 피로한 날은 처음이었고, 이러다가는 병이 나는 사태가 오지 않을까 두려웠다.

 

 

 Alaska View Motel

나의 룸은 이 건물 뒷면 아래층에 있었다.

 

 

 

 구름이 무척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다시 찍을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미루었는데 결국 놓치고 말았다.

 

 

 

 와실라 호수

 

 

 

 

 

 

Dorothy G. Page Museum

 

내일 Talkeetna로 가는 열차를 예약하기 위하여 역으로 가보았으나 무인 열차역이었다.

그래서 여기 비지터센터 겸 박물관 겸 도서관인 이곳에 와서 문의를 했더니

온라인으로만 예약이 가능하다고 했다.

 

 

 

Curator, Bethany Buckingham

셀카

 직분은 박물관 큐레이터인데, 자신의 업무가 아닌 열차표 예매도 대행해주고,

디날리 하이웨이에 대한 정보도 컴퓨터로 검색을 하여 프린트해 주고

자전거샾의 위치도 상세히 가려쳐 준 정말 고마운 사람이었다.

bbuckingham@ci.wasilla.ak.us

www.cityofwasilla.com/museum

 

 

 

 1800년대 후반에 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를 매입한 이후

이땅의 금광을 찾아서  헤맨 사람들의 고충이 아프게 나에게 전달된다.

지금 아스팔트 도로를 자전거로 달리는 나도 힘이 드는데

길이라고 없던 시절의 그들의 고통이란 상상하기가 어렵다.

그들은 나 이상으로 야생생활을 즐거워하는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전혀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수술대에 오른 깜장야크 

 

앞 브레이크 가스켓이 협착되어서 바퀴의 회전이 조금 저항을 받는 현상이 생겨서 들렀다.

나는 간단히 쉽게 해결될 것이라고 여겼는데 앞브레이크 전체를 교체해야 한다고  했다. $130

교체하지 않고 고치면 곧 다시 협착하게 된다고  한다.

좀 의구심이 들었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고 여기서 고치지 않으면 페어뱅크스까지 가야 고칠 수 있으므로 그의 권유를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귀국한 이후, 벡스코바이크 사장은 그럴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아래쪽으로부터 솟구쳐서 몸을 180도 회전한 동작이다.

 

 

 

 

 

 

 

걸음마를 시작해서부터 이런 곳에서 굴리고 뛰니까

나중에는 도깨비처럼 자전거를 다룰 수 있는 모양이다.

 

 

 

 

 

 

 

 

 

 

 

 

 

 

 

와실라에는 대형 마트가 많고 내가 본 초대형 마트는 2개였다.

인구 5천의 도시에 이렇게 소비가 많은가?

물론 근교의 수 많은 마을에서 쇼핑하러 이곳에 올 것이다.

미국인들의 자원소비량은 인도인의 50배라고 한다.

미국은 자원이 풍부한 나라지만 지구상의 인간들이  이렇게 많은 자원을 소비해도 되는 것인가?

 

스포츠 레저 요품 매장도 엄청나게 큰 것이 3개나 된다.

그렇게 많은 상품이 소비가 제대로 되는지 의아스러울 지경이다.

아무튼 레저 스포츠 산업의 규모가 엄청나게 큰 모양이다.

 

 

 

Sports Man's Warehouse

 

 

 

우리의 단국신화에서와 같이 미국인들에게도

곰이 일종의 아이돌 같은 존재인 것 같다.

 

 

 

 

 

 

 

 

 

 

 

여기서 에어 매트리스와 앞에 보이는 보온병 그리고, 커피여과기를 구입하였다.

이 친구에게 너는 알래스카 최고의 미남이라고 했주었더니(이것은 사실이다)

지불카운트까지 따라와서 점원에게 제품의 포장이 없다는 핑계를 대서 5%를 디스카운트해 주었다.

 

 

 

알래스카 자전거 여행자 중의 최고의 미남과 알래스카 주민 중의 최고의 미남의 대결

누가 더 한 수 위인가?

내가 품질이 좀 더 낡았다는 것을 감안해 달라!

ㅋㅋㅋ

 

정말이지 남자인 내가 보아도 매력적인 청년이었고,

성품까지도 무척 부더럽고 온화해 보였다.

 

 

매장의 박제

너무나 리얼하게 살아 있는 듯이 제작되었고

그 포즈가 예술적 경지에 이르렀다.

박물관에나 있을 법한 박제였다.

박제비용도 엄청날 것 같았다.

 

 

 

 

 

 

 

신비스런 마스크 옥스

 

 

 

카리부를 공격하는 늑대들

 

 

 

새끼를 가진 무스는 곰조차 두렵지 않다.

 

 

 

사람들은 순하게 보이는 무스에게 다가 가다가 당하는 경우가 많다.

곰에 의한 피해보다도 더 크다고 한다.

 

 

 

지금이라도 당장 고개를 휙 돌려서 나를 쳐다볼 것만 같다.

 

 

 

이 놈들을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본 적이 있다.

알래스카에서는 암컷들만 서너번 목격할 수 있었다.

 

 

 

$165(Therm A Rest)

나는 서슴없이 최고가의 이 제품을 선택하였다.

지난번 21년전 것보다 더 가벼우면서도 부피는 더 작고 두께는 두배 이상이었다.

단점은 주입공기량이 너무 많아서 한번만에 공기를 불어 넣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와실라 알래스카 뷰 모텔의

룸 내 풍경

 

펼쳐 놓고 보니,

데블스 크리크 트레일에서  만난 마이크 더러 당신은 황소(Bull)라고 했는데

이런 것은 모두 다 쓸어담고 다니는 나는 소(Cow) 쯤은 되는 것 같다.

 

디날리 국립공원에 갈 때까지의 식품을 구입한 것이다.

 

 

 

 

 

 

 

 

 

 

 

 

 

 

 

 

 

 

 

왼쪽이 곰퇴치 스프레이($43.5)

오른쪽이 국산 모기퇴치 스프레이

 

곰스프레이는 한 번도 사용할 기회가 없었고,

모기스프레이는 약액이 질질 새고 효과의 지속성이 없어서

한국에는 아직도 저런 엉터리 메이커가 있나 싶어서 내심 욕을 퍼부어 주고 싶었다.

결국 내버리고 미제를 다시 구입하여야 했다.

 

 

  오늘은 볼 일을 일찍 긑내고 좀 빈둥댈려고 마음먹었는데 일을 끝내고니 벌써 저녁 9시이다. 오늘 한 일은 필요 용품과 식품을 구입하고, 열차를 예약하고, 자전거를 고치고, 식사를 해결하는 것이었다. 옛날 어머니가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다고 넉두리 하시던 말이 생각난다. 정말이지 내가 성자하기 전까지는 단 한 번도 쉬는 모습이나 잠을 자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지금의 나도 여행을 하면서 살림살이와 이사를 매일 반복해야 하니까 MP3을 귀에 꽂고 있을 여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