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으로 가는 길

낙엽

박희욱 2012. 8. 23. 10:42

그대는 나무가지 끝의 잎새이다

 

땅으로부터 줄기와 가지를 타고 올라온 정기를 먹고

 

공중으로부터 산소와 탄산가스를 흡입하고

 

태양으로부터 빛을 받아서 살아가는 수많은 나뭇닢의 하나이다

 

그러므로 그 잎새는 만물과 연결되어 있는 존재일 뿐 하나의 분리된 개체가 아니다

 

그런 그대가 어느날 생명이 다하여 땅으로 돌아가는 것을 왜 두려워하는가

 

나무가지 끝에 매달려 있는 동안 눈, 비, 바람, 햇빛 가릴 것 없이 마음껏 즐겨라

 

그런 연후 땅으로 돌아가는 날 죽음을 환영하고, 삶에게 미련없이 안녕이라 고하라

 

만일, 죽음이 없다면 삶은 즉시 정지 된다, 삶과 죽음은 둘이 아닌 하나이다.

 

삶도 없고 죽음도 없다, 삶죽음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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