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으로 가는 길

침묵

박희욱 2012. 8. 25. 07:26

어린 아이에게 물어보라

사랑이 무엇이냐고

행복이 무엇이냐고

 

어린아이는 아무 대답도 못하고

멀뚱히 당신의 입만 쳐다볼 뿐일 것이며,

기껏해야 모른다는 대답을 받을 것이다

 

어른들에게도 물어보라

그러면 그들은 무엇인가 아는 것 처럼 늘어 놓을 것이며,

많은 사람들이 이것들을 위해서 산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그들도 모르면서 아는 척 하는 것이다

관념과 개념을 지칭하는 모든 名詞는 허구이기 때문이다

허구를 아는 것은 모르는 것보다 훨씬 더 해롭다

 

老子는 名可名 非常名1이라고 했다

모든 名詞는 허구라는 뜻이다

깨달음으로 가는 길이란 모든 名詞를 버리는 일이다

 

예수가 어린아이로 다시 테어나지 않으면 안된다고 한 뜻이 여기에 있다

모든 관념과 개념의 미망으로부터 벗어나서

침묵속으로 침잠하라

  1. '도가도 비상도'와 함께 노자의 도덕경 첫구절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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