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으로 가는 길

무소의 뿔

박희욱 2014. 5. 15. 08:00

이제 나의 사전에는 도덕이라는 단어는 사라졌다

 

나는 도덕적일 수도 있고, 도덕적이지 아닐 수도 있다

 

도덕 대용으로 필요불필요라는 두 단어가 남은 것이다

 

도덕이라는 단어와 마찬가지로 모든 관념어는 힘을 잃고 나로부터 희미해져 갔다

 

진리, 자유, 사랑, 봉사, 희망, 책임 등.....

 

 

그런 관념어는 나를 얽어매는 그물이었다

 

나는 홀로 존재하는 무소의 외뿔이다

 

그 뿔은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이다

 

아니다, 그 뿔은 움직이지 않는다1

 

나는 시공(time-space)의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2

 

 

  1. 관측자에게는 바람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바람 자신은 움직임을 모른다. [본문으로]
  2. 시간과 공간은 실체가 아니라 관념의 소산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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