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글

걱정

박희욱 2016. 10. 1. 20:46

이것은 우연히 접하게 된 어느 젊은 듯한 사람의 질문에 대한 나의 답변이었다.


<질문>

저는 이런 저런 생각이 끊임없이 저를 괴롭힙니다.

너무 괴로워서 죽고 싶은 심정입니다.

어떻게 하면 이런 괴로운 생각을 끊을 수 있을까요?

 

<답변>

님의 앞에 두껑을 열 수 없는 상자가 있다고 합시다.

그러면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고 계속 그 상자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겠지요.

그러다가 상자가 열리고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 속속들이 알고나면

그 상자는 머릿속에서 사라지겠지요.

그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회피하지 마시고 직시하십시오.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게 되면 그에 대한 답도 반드시 있습니다.

만일 답이 없는 문제라면 그것은 문제가 아닙니다.

그러니 그냥 될대로 되라(케세라 세라!) 하고 그냥 내버려 두십시오.

그래봤자 큰 탈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고통을 주는 것은 어떤 문제가 터지는 것이 아니라 터지기 전에 일어나는

걱정이 더 큰 고통입니다. 어떠한 문제라 할지라도 막상 닥치고 보면 큰 문제가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고, 큰 문제라 할지라도 반드시 극복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됩니다.

그리고 생각은 낡은 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생각을 해도 같은 것을 반복할 뿐입니다.

그러니 생각과 싸우지 마십시오. 그냥 떠들도록 내버려두십시오.

생각과 싸우려 들면 생각은 더 힘을 얻습니다. 생각을 수도꼭지 잠그듯이

잠그는 방법은 있을 수 없습니다. 결코 자신의 생각을 신뢰해서는 안됩니다.

그러므로 생각을 무시할 줄 알아야 합니다. 궁극적으로 말하면,

생각은 내 편이 아니라 적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무념을 말하는 것입니다.

 

질문자의 나이가 얼만지는 모르겠으나,

오늘 최선을 다하고 결과에는 지나치게 연연하지 마십시오. 왜냐하면

최선의 결과와 최악의 결과가 대단한 차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비근한 예를 들면 서울대에 합격해서 고시에 합격한 사람과 대학을 못가고

고등학교만 졸업한 사람 중에서 누가 더 행복할 것인가는 알 수 없는 일입니다.

타인의 주목을 끌어봐야 그만큼 자신을 구속해야 하는 지경에 이를지도 모릅니다. 

또 천만원 짜리 자전거와 100만원 짜리 자전거가 대단한 차이라고 여길지 모르지만

실제로 타보면 그다지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300만원짜리 낚시대가 그만큼

고기가 잘 낚이는 것도 아니고, 천만원짜리 시계가 더 정확하거나 편리한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도둑맞을까 전전긍긍할지도 모릅니다. 

다시 강조하자면 오늘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과정이 중요하지 결과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말하지요.

 

님은 죽는 것이 더 편할 것 같다고 말씀하셨지요?

그렇습니다. 사실로 죽는 것이 더 편합니다.

미래에 아무리 큰 일이 벌어지더라도 죽는 것 이상의 큰 일이 일어나겠습니까?

그러니 우리가 걱정을 하면서 살아갈 이유가 어디 있을까요?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문제는 없다, 다만 문제시 하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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