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한글날

박희욱 2016. 10. 9. 07:44

<오늘 한글날을 맞이하여 한글을 생각해본다>


단 24개의 글자로 한글만큼 많은 음절을 표현할 수 있는 문자는 아마도 이 지구상에는 없을 것이다.
상형문자인 한자의 음절 수는 불과 400여개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음절문자인 일본의 히라카나도 300여개 밖에 되지 않는다.
그에 비하면 음소문자인 한글은 8천여개가 넘는다고 한다.


또 한글만큼 음소의 음가가 정확한 것도 없을지 모른다.
예를 들어서 한글모음의 'ㅏ'는 언제나 '아'로 발음된다.
영어의 a는 아, 에, 얘, 으, 오, 에이 등, 여러가지로 발음된다.
한글자음 'ㅌ'는 언제나 '트'로 발음되는 반면
영어의 t는 트, 드, 뜨, 르, 스 등으로 발음되고 묵음이 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영어의 알파벳으로 발음을 익히는데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한 반면 한글은 단 하루만 배우면 거의 모든 음절을 표기할 수 있다.
그만큼 한글은 과학적이고 편리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런 한글과 같이 편리한 문자가 이 지구상에 또 있을까?
현재 외국의 3개 나라에서 국문자로 사용하고 있다는데 거짓말은 아닐 것이다.


이런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은 참으로 위대한 임금이다.
한글의 창제도 훌륭하지만 한글의 반포 또한 대단히 위대한 일이라고 본다, 결코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다.
이것은 백성을 사랑하는 신념과 민족의 먼 장래를 내다보는 원대한 안목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만일 우리가 지금까지 한자만 계속 사용해 왔다가 이 시대에 한글을 창제해서 반포한다고 하면 과연 실현가능할까?


만일 한글반포를 국민투표에 부친다면 글께나 읽은 사람들 중에서 얼마만큼이나 지지할 것인가? 반대를 위한 반대가 난무하는 이 나라에서.

최만리 같은 반대론자들이 수두룩하게 나타나서 입에 게거품을 물고 반대할 것이다.

지금도 한자병용이나 한자병기를 주장하는 무리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것은 다이아몬드에 흙칠을 하자는 것과 다름없다.


그런 무지한 자들이 광화문의 현판을 한글에서 한자로 바꿔버리고 말았다.

그들은 한자의 실체를 모르면서 한자를 표의문자라고 앵무새처럼 되뇌이는 사람들이다.

나는 한글전용이 언제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박정희 대통령의 최대치적 중에 하나가 한글전용정책이라고 본다.
어쩌면 기나긴 역사적인 측면에서 보면 경제개발보다도 과단성 있는 한글전용이야말로 박정희의 최대치적일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놓치고 있는 것 같다.


중국의 한자는 음절이 400여개 밖에 되지 않으므로 한자를 버릴 수가 없다.

300여개의 음절을 가진 일본도 마찬가지다.
문명 후진국이었던 일본이 조선을 따돌리고 오랜 문명을 가진 중국을 먹어버린 것도

일찌기 10세기에 완성한 표음문자 히라카나 때문이라고 나는 추측한다.

반대로 오랜 문명을 자랑하던 중국이 서양문명에 맥없이 짓밟인 것도 열등문자 한자에 기인하는 것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또한 눈부신 고대 그리스문명이 꽃핀 것도 세계최초의 표음문자(나는 그렇게 알고 있다)를 사용한 것에 그 원인이 있을 것이다.

불행하게도 군국주의 스파르타에 의해서 망해버렸지만, 생각해 보면 고대 그리스의 직접민주주의가 가능했던 것도

일반시민들이 쉽게 문자를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임은 불문가지이다.


지금 한류가 예로부터 문화대국이었던 중국으로 역류하는 원인이 어디에 있을까?

과문한 탓인지는 몰라도 그것은 막강한 한글의 위력에 힘입은 것이라고 본다면 지나친 억측일까.

아무튼 한글은 위대하고, 그것을 창제한 세종대왕 또한 진정으로 위대하다.
그리고 한글전용정책을 실시한 박정희 대통령의 안목과 결단력 또한 높이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
한글전용정책이 실시된지 불과 50년만에 이정도로 발전했다면 장래에도 놀라운 발전을 계속할 것으로 믿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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