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우파 기자회견이라기에 나갔더니 집회가 초라하기 짝이 없다.
울고 싶은 심정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APEC 나루공원의 팽나무
<빠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지난 여름 한 때 무성하던 팽나무야
가을이 깊어가고 바람은 차가운데
얼마 남지 않은 잎사귀를 힘겹게 붙들고 섰구나
지금 모습이 조금은 을씨년스러워도 굳건한 네 자태가 부럽구나
겨울이 가고 봄이 오면 또다시 파아란 싹을 힘차게 밀어올리겠지
백여년 전에 빠앗긴 얼어붙은 이땅의 들에도 봄은 왔었지
남의 손에 빼앗긴 들, 남의 손으로 되돌려 받을 수 있었지
어쩌다 반쪽땽 나무에 무성하던 자유민주주의의 이파리는
붉은 벌레가 파먹어서 모두다 떨어져 가는구나
남의 손에 빼앗긴 들이 아니니
다시는 봄이 와도 푸른 싹을 튀우지 못하겠지
행여 고사목이 되어도 부디
한때 자유민주주의의 꽃이 활짝 핀 적이 있었다고 전해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