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글

백일몽

박희욱 2019. 12. 24. 11:10

<인생은 일장춘몽>

 

언제나 홀로 여행하는 내가 어쩌다 해외 관광투어를 갔다.

어느 나라인가에 가서 호텔에 짐을 풀고나서,

합승버스를 타고 어떤 광관지에 도착하여서 모두가 버스에서 내렸다.

나도 소지품을 챙겨서 홀로 어느 산을 올라가다가 샘물이 있는 곳에 도착하여 점심취사를 하고 있었다.

 

이미 시간이 늦어서 산의 정상에 올라가지 못할 것 같아서 마음이 몹시 조급했다.

그런데 잠깐 한 눈 파는 사이에 배낭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그곳에는 세계 여러나라에서 온 등산객들이 많이 있었는데 그들 중 누군가가 슬쩍해버린 것이다.

아연실색할 수 밖에 없었다. 그 배낭에는 나의 실수로 어떤 동승객의 카메라까지 들어 있었던 것이다.

고가의 카메라 값을 물어줘야 할 판이었다. 타고온 버스는 나를 기다리다가 떠나버렸을 것인데,

출발했던 도시이름도 모르고 호텔이름도 모르는 나는 어떻게 혼자 찾아간단 말인가!

 

이렇게 걱정을 태산같이 하면서 난감힌 빌걸음으로 산을 내려오다가 

어렴풋이 이것이 이것이 꿈인 것같은 생각이 들었다.

아, 꿈이구나!  꿈이다! 이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아니,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 아니라 아예 생각할 필요가 없게 되었구나!

그렇게 생각하면서 잠에서 께어났다.

 

*                             *                            *

 

<인생은 백일몽>

 

오래전에 미국과  캐나다 동부의 여러 미술관을 찾아서 5주간의 여행을 한 적이 있었다.

이 여행중에 뉴욕의 메디슨 스퀘어 가든의 지하에 있는 펜실베니아역 대합실의 휴계실에서

화장실에 다녀오는 사이에 여행가방을 통채로 도난당했다.

그 대합실은 승차권이 있어야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라 방심을 한 것이었다. 

다행히 허리색을 놔두고 가려다가 혹시나 싶어서 도로 휴대하고 갔기 때문에

귀중품은 분실하지 않아서 천만다행이었다.

 

처음에는 여행을 중단해야 할 것같아서 낙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자 오기가 발동해서 뉴욕에서 캐나다의 몬트리올, 토론토,

 버팔로까지 아무것도 새로 구입하지 않고 그대로 여행을 계속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꼭 필요한 것은 칫솔밖에 없었다.

 

그러나 클리블랜드에 도착해서는 갈아입을 옷을 구입해야 했다.

시카고에 있는 친구를 만나러 가는데 거지꼴을 할 수 없어서였다.

매번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하였는데, 그날은 세탁을 하기 위해서 호텔에 투숙하여

바지를 빨아보니 3번을 빨 때가지 땟국물이 나왔다.

 

우리는 불필요한 것들을 가지는데 얼마나 많은 삶을 낭비하는지!

그리고 그러한 것들을 짊어지고 다니면서 얼마나 힘겨워하는지!

 

*                       *                       *

 

<문제란 없다. 다만, 문제시하는 사람이 있을 뿐>

 

사람들은 행복을 걱정한다.
그럴 필요가 없다.
오히려 당신의 욕망을 걱정하라.
그러면 당신의 존재 자체가 행복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니.

사람들은 건강을 걱정한다.
그럴 필요가 없다.
오히려 당신의 무절제한 생활을 걱정하라.
그러면 병자체도 병이 아님을 알게 될 것이니.

사람들은 늙음을 걱정한다.
그럴 필요가 없다.
오히려 늙음을 받아들여라.
그러면 그 늙음이 젊음보다도 더 오묘함을 알게 될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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