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글랜드슬램 테니스대회인 호주오픈(AO)이 2주간의 혈전으로 끝났다.
남자단식은 23세의 세계랭킹1위 야닉 시너(이탈리아)와 27세의 랭킹2위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가 결승에 올라서 젊은 야닉 시너가 세트스코어 3:0으로 이겼다.
즈베레프도 훌륭한 플레이를 보여줬으나 완벽한 시너에 미치지는 못했다.
ATP투어를 무려 23번이나 했고, 정상급 선수를 모두 물리친 경험을 가졌고,
올림픽 금메달까지 땄으나 글랜드 슬램을 한번도 거머쥐지 못한 즈베레프로서는
매우 야속한 경기였을 것이다.
야닉 시너는 내가 좋아하는 플레이어다. 테니스만큼 자신의 감정을 폭발시키는
경기는 없는데 야닉 시너는 한번도 그런 감정을 드러낸 적이 없는 젠틀한 선수다.
감정을 잘 숨기지 않는 이탈리아인들로서는 좀 의외다.
테니스코트에서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라켓을 두들겨 부수거나
내던지는 일은 심심찮게 일어난다. 코트에 가져온 5자루의 라켓을 모두 부숴서
기권하지 않을 수 없는 일도 벌어진 적이 있다. 유독 신사의 스포츠라는 테니스에서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나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일로 해서 한국기원처럼 벌점을 주거나 반칙패를 선언하는 일은 없다.
비록 벌금을 부과할 망정! 한국기원은 해괴한 룰을 만들어 놓고서 한다는 말이
룰은 룰이라고 하면서 자신의 귀를 틀어 막고 이웃 나라의 말은 듣지 않는다.
한국인들은 언제 그렇게 룰을 잘 지켰다는 말인가.
경기가 끝나고 승자와 패자가 엇갈린 테니스코트에서 시상식이 매끄럽게 끝났다.
한국의 LG배기왕전 시상식과 비교되어서 그 시상식은 참으로 아름답고 부러웠다.
LG배기왕전 시상식은 썰렁했고 추하게 보였다. 이번 일로 해서 해외에서는
대한민국의 스포츠정신을 싸잡아서 비난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것이 중국인들만의
비난인지는 나도 알 수는 없는 일이다. 다만,
일본의 바둑여론도 한국편이 아니라 당연히 중국편이다.
구한말 외국인기록을 보면, 조선인들의 응원문화를 의아스러워했던 기록이 있다. 즉,
응원이 자기편 선수를 응원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편 선수에게 야지를 놓는 것이었다.
그동안 한국에서 개최되었던 88올림픽이나 2002월드컵같은 국제대회에서 과연
아무런 불상사가 없이 끝났는지 뒤늦게 의심이 일어난다. 한국인들이 변상일을
옹호하면서 중국선수 커제를 비난하는 모습을 보니 그런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가차없이 팔을 안으로 굽히는 민족성이며, 자화자찬의 민족성인 것이 너무 지나치다.
즈베레프 선수도 젠틀한 선수지만 더욱 젠틀한 야닉 시너가 이겨서 더 기분이 좋다.
비록 테니스의 GOAT인 것은 인정하지만, 조금 여우같은 노박 조코비치의 시대를
야닉시너는 완전히 끝내줄 것을 희망한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 땅에 사는 민족의 습성을 끝내줄 한국선수는 없다는 것이 서글프다.
어쩌겠는가, 개인의 습성도 고치지 못하는데 하물려 민족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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